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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문제 털어버릴 수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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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며칠 있으면 결혼을 하는 후배가 있다. 후배는 과한 예단을 바라는 시댁 때문에 한동안 속앓이를 하더니 신혼살림을 장만하는 것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들에게 여전히 혼수가 큰 걱정거리인 것을 보니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물질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얼마나 많은가. 혼수는 두 사람이 새로운 출발을 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있으면 되는데 언제부터인가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돼 버렸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번쩍번쩍한 혼수로 어깨에 힘을 주는 사람보다 아름다운 마음과 가정생활에 필요한 지혜로움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갈채를 보내는 분위기가 자리잡아야 하지 않을까. 진정한 혼수는 엄청난 양의 예단이나 가전제품이 아니라 결혼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의미한다. 이런 '혼수'야말로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소중한 디딤돌이 되리라 믿는다.

차혜숙.대전시 유성구 어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