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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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돈벌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며 뱀수집이 취미인 할아버지,안팔리는 폭죽 만들기가 직업인 아버지,잘못 배달된 타자기를 썩히기싫어 그때부터 희곡작가로 변신한 어머니,얼음 배달왔다 이런 식구들이 맘에 들어 8년째 이 집에서 눌러사는 가게 집 아저씨….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도 짧은 인생 왜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사냐」고 주장하는 아무도 못말리는 식구들이 한데모여 신나는 웃음잔치를 벌이고 있다.
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된 초대형 뮤지컬 『우리집식구는 아무도 못말려』의 공연현장.배우들의 익살 연기에 공연내내 객석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원조 호모연기 이정섭의 간드러진 목소리에 한바탕 웃고나면 양희경이 러시안 폴카에 맞춰 몸매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춤솜씨로 객석의 감탄을 자아낸다.
『못말려 못말려 아무도 못말려…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 잔뜩 웃어대던 객석에 공연종료를 알리는 커튼 콜 도중 타이틀 넘버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가 경쾌한 리듬을 타고 흐르자 객석을 가득메운 관중들이 너나 할것 없이 손벽을 쳐가며 환호한다.『우리 관객,우리정서에 맞는 음악으로 승부하겠다』는 제작자 송승환(38.연극배우)의 「한국적 음악극 만들기」가 연일 매표소 앞에 장사진을 이루는 관객들에 의해 일단 성공작이었음을 인정받는 순간이다.
환퍼포먼스(대표 송승환)가 국내 뮤지컬 사상 최대의 제작비(9억원)를 들여 준비에만 1년이 걸린 이 작품은 연극팬들에게 익히 알려진 브로드웨이의 인기 코미디극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못말려』를 세계 최초로 뮤지컬로 만든 것.
톱탤런트 최수종.엄정화,가수 권인하,원로 연극배우 김성옥.김길호,폭소연기의 일인자 이정섭.이인철.권해효.양희경,국내 최고의 뮤지컬배우로 불리는 이정화등 초호화 캐스팅은 누구에게 시선을 줘야 할지 모를 정도로 쟁쟁하다.여기에 만든 작품마다 빅히트를 거둬 연극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잘 나가는 연출자 강영걸이 지휘봉을 잡고, 「우리곡으로 세계적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가수 김수철이 처음으로 뮤지컬 작곡에 발벗고나설 때부터 연극계에선 공연전부터 「저러다 일 내겠다」는 얘기가 돌았었다.게다가 음향.조명.의상디자이너등 국내외 일류급 스태프만 55명.이같은 초호화 진영이 갖춰지기까지는 「연극계의 마당발」 송승환이 1년전부터 발로 뛰어온 숨은 공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뮤 지컬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제작진의 얘기대로 이 작품은 괴짜 집안 반더호프家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장면마다 폭소가 이어지는 부담없는 볼거리를 제공한다.3141-3301~4.
李正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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