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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요법 새로운 암치료법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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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현대의료가 추구하는 구극(究極)의 치료법으로 유전자요법을 추천하는데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특히 유전자요법은 유전질환뿐 아니라 암이나 에이즈같은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의학이라는 점에서 「제5세대 치료법」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 미국의 경우 지난해 6월 현재 유전자요법으로 치료중인 환자는 모두 2백19명(이중 1백69명이 암환자),신청자가 1백46명으로 나타나 유전자요법이 이론의 단계를 지나 새로운 치료법으로 정립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의대 내과 허대석(許大錫)교수는 『90년9월 美 국립보건원(NIH)프렌치 앤더슨 박사팀이 선천성면역결핍증(ADA)환자의 유전자치료에 성공했을 때만해도 연구범위가 유전질환에 국한됐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연구가 암치료로 돌아서고 있다』며 『암치료에 있어 50년대는 외과적 수술,60년대 방사선요법,70년대 화학요법,80년대가 면역요법의 발전기였다면 90년대는 인체유전자사업의 진척과 함께 유전자요법의 르네상스가 될 것』이라고전망했다.
유전자요법은 손상되거나 결핍된 유전자대신 건강한 기능의 유전자를 인체내에 집어넣는 기법.예컨대 유전자를 방직기계에 비유한다면 여기에서 나오는 옷감은 유전자 정보로 만들어진 인체로 비유된다.따라서 유전자요법은 옷감을 고치는 종래 방 식에서 벗어나 방직기계를 수리하므로서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개념.
암 역시 유전자 변이때문에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식한다는 점에서 유전자요법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암의 유전자요법은 크게 두가지.암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정보의 이상을 수리하는 직접적인 공격전략과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에 저항력을 키워주는 간접적 치료전략인 면역강화요법으로 구분된다.
암발생은 발암유전자와 암 억제유전자의 균형이 깨져 발생하기때문에 기능을 상실한 어느 한쪽 유전자를 정상화 또는 강화시켜주도록 유전자를 주입하는 것이 전자의 원리.
폐암환자의 경우 발암유전자를 억제하는 일종의 유전자 항체를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분무해주는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또 자살특공대로 비유되는 유전자요법도 주목받는 치료법이다.
헤르페스바이러스에서 뽑은 TK유전자(자살특공대)를 뇌종양환자에 주입,이 유전자가 암세포에 찾아들어가면 이때 항바이러스약을투입해 암세포와 함께 죽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원자력병원 김창민(金昌民)생화학연구실장은 『직경 1㎝의 암덩어리만해도 10억개의 암세포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모든 암세포 하나하나에 유전자를 주입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않다』며 『암을 직접 공격하는 유전자치료를 대중화하는 데는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의 연구경향은 면역요법을 이용한 후자의 치료전략에집중된다.이 분야의 첨단기법은 면역활성물질을 만들어내는 사이토킨 유전자를 주입,암세포가 직접 인터페론등 저항력을 높이는 면역물질을 생산케하는 것이다.
예컨대 절제한 위암에서 암세포를 분리한후 여기에 면역촉진유전자를 넣어 다시 잔여암세포에 주입하는 암백신요법이 그것이다.
최근 미국 미시간大는 한걸음 더나아가 종양부위에 직접 유전자를 주입,면역반응을 촉발시키는 임상시도를 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요법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도 만만치 않다.
許교수는 『정확한 위치에 유전자를 삽입하는 기술이 어려워 엉뚱하게 발암유전자를 촉진하거나 유전자조작을 잘못해 유전형질을 바꾸어놓는등 아직도 위험요인은 남아있다』고 말한다.
이 분야 연구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이미 93년 후생성과 문부성에서 안전성과 윤리적인 규제내용을 골자로 한 「유전자치료 임상연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좋은 예다.
金실장은 『우리나라도 당장 유전자요법을 시행할 수 있을만큼 기술은 축적되어 있지만 유전자를 암세포까지 실어나르는 벡터(바이러스나 리포솜등을 이용)의 개발이나 품질을 보장하는 기초연구,그리고 안전성과 관련된 정부의 방침등이 마련되지 않아 시행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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