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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골프의 ‘빅 4’ 최경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제 최경주를 세계골프의 ‘빅 4’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14일(한국시간) 소니 오픈 우승으로 최경주는 2005년 이후 매년 한 차례 이상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PGA 투어에서 4년 연속 우승을 기록중인 선수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필 미켈슨(미국), 비제이 싱(피지) 뿐이었다. 2000년 맨 주먹 하나로 미국에 건너 간 최경주가 골프 최고 엘리트 그룹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우승으로 최경주는 95만4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누적 상금 102만 달러로 지난 주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 우승자 대니얼 초프라(스웨덴,112만 달러)에 이어 2위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상금 5위에 올랐던 지난해 성적을 뛰어 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세계랭킹 9위인 최경주는 이 우승으로 순위가 2-3계단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1m90cm 전후의 키 큰 선수들이 점령하고 있는 세계랭킹 상위권에 1m72cm의 최경주가 계속 치고 올라가는 것에 전세계 골프 관계자들은 놀라고 있다. 최경주는 PGA 진출 이후 처음으로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는 완벽한 우승도 기록했다. 영어로는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 우승이라고 한다.

역전 불허의 기록도 이어갔다. 또 최종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시작한 5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이 부문 기록을 가지고 있는 타이거 우즈(43승 무패)의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최고의 정신력을 가진 것 만은 확실하다.

최경주는 경기 후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다. 샷도 엉망이었다. 쳤다 하면 벙커 아니면 러프였다”고 말했다. “그래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해 그나마 잘 버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바람 때문에 언더파를 친 선수는 8명 뿐이었고 평균 스코어는 72.2타였다.

경기 후 최경주는 “12월에 타이거가 초청한 대회도 불참한 정도로 착실히 준비를 했다. 지난해 성적이 좋았지만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어서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빨리 교정해야 했고 클럽 테스트에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후원사인 나이키 스태프들과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눴고 새 드라이버도 장만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아주 효과가 좋았다”고 했다.
최경주는 "늘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때마다 그랬듯이 올해도 마스터스(4월)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겠다"고 했다.

한편 나상욱은 마지막 홀 이글로 8언더파 공동 4위, 양용은(테일러메이드)은 4언더파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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