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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반 표지가 야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최근 가벼운 하이라이트 위주의 앨범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클래식음반에서도 「과감한」연출을 시도한 재킷 커버들이 늘어나고 있다.
커버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 않으면 안된다는 음반산업의 절박함 때문이다.
음반 재킷에는 작곡자의 초상화나 우아한 연미복과 드레스를 입은 연주자가 등장하는 것이 보통인데 클래식 음반으론 다소 선정적인 앨범들도 증가추세에 있다.
남녀 모델들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첼리스트 오프라 하노이처럼 연주자가 직접 등장해 「진한」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청중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공연계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는데「지나친 상업성의 결과」라는 비판도 있지만클래식 특유의 권위의식을 버리고 대중과의 거리감을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유럽에서는 이들 앨범이 클래식 시장의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다소 보수적인 국내팬들에겐 아직 낯선 풍경이다.
에라토 레이블서 출시된『기타 컬렉션』앨범은 여성의 나체 뒷면과 기타를 겹쳐 놓은 커버로 눈길을 끈다.
이 음반은 국내시장에 수입을 앞두고 공륜으로부터 「판매 불가」방침을 통보받았다.재킷 커버에 여체의 뒷모습이 실려있다는 이유다. 음반업계 한 관계자는『영화「너에게 나를 보낸다」가 개봉된 지금 이정도로 판매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2월초 출시되는『카르미나 부라나』는 레너드 슬래트킨이 지휘하는 세인트루이스 심포니.합창단을 비롯한 화려한 연주진용이 관심을 끈다.
클래식 앨범으로는 노출이 심한 커버 사진까지 톡톡한 인기에 한 몫 해내고 있다.
캐나다 태생의 하노이는 음악적 기량 뿐만 아니라 뛰어난 미모로 유명한 첼리스트.뛰어난 용모가 클래식 연주자에게 항상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어서 하노이의 경우 때로 연주실력이 과소평가되기도 한다.
지난 90년 출반돼 전세계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던 문제의 앨범은 비발디 첼로협주곡이 담긴 2집 앨범.
클래식 재킷 커버로는 유례없이 섹시한 포즈도 눈길을 끌지만 한폭의 고풍스런 그림을 대하는 듯한 우아함으로도「예술적인」 재킷으로 평가됐다.
그녀의 많은 앨범중 가장 인기있는 『사랑의 인사』는 선정적인분홍 드레스와 눈길을 끄는 시선의 표정이 돋보인다.
1월말 출시된 비발디의 첼로 소나타집의 커버는 모노톤과 여성스런 레이스가 달린 의상,환상적인 포즈가 매혹적이며 라파엘로의그림을 연상케한다.
한국의 김지연과 자주 비교되는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아키코 마이어스는 눈에 번쩍 띄는 출중한 팔등신의 외모를 자랑한다.
크라이슬러의『사랑의 기쁨』,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등 소품이 실려있는 최신 앨범 『사랑의 인사』(하노이 음반과 동명)에서 시원한 여름옷으로 늘씬한 몸매를 뽐낸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영국 피아니스트 배리 더글러스는 RCA측의「각별한」관심속에 언제나 첨단 패션으로 앨범을 장식해 왔다.
무소르크스키의『전람회의 그림』이 담긴 앨범에서도 와이셔츠 단추를 반쯤 열어 놓은 채 양복의 깃을 올리는 등 어느 모델 못지않은 의상과 포즈가 인상적이다.
신세대풍의 연주스타일을 선도하는 연주자는 단연 바이올리니스트나이젤 케네디.
80년대 중반 인기그룹 베이 시티 롤러스의 매니저를 고용한 이후 펑크 스타일로 이미지를 바꿔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李長職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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