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새우가 지구 지배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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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새우가 한때 세상을 지배했던「폭군」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흥미를 끌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大의 지구과학과 연구팀은 최근 새우의 화석연구를 통해 약 5억3천만년전 지구상에서 가장 컸던 해양동물은 새우였으며,이 새우가 바다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밝혔다. 최근 발견된 당시 화석에 따르면 이 새우의 크기는 대략 2m로 지구 곳곳에 널리 흩어져 서식하며 닥치는 대로 동물들을 잡아먹은 것으로 보인다.생김새가 하도 괴기해「아노말로카리스」(괴상한 새우)로 명명된 이 새우는 캐나다 일부지방에서 수십㎝가량의 다리나 몸체의 일부만 따로따로 발굴됐을뿐 전체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었다.때문에 그간 이 화석은 서로 다른 4개의동물로 학자들간에 분류됐을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남부와 호주남부 등지에서 전체모양을 완벽하게갖춘 이 새우화석이 잇따라 발굴됨으로써 이들이 아노말로카리스라는 한 종류의 새우인 것으로 확인됐다.또 이번 발굴에서는 새우화석과 함께 이 새우의 이빨자국이 남아있는 삼엽 충 화석이 함께 발굴됨으로써 아노말로카리스의 엄청난 포식성을 추정케 했다.
이번 발굴연구에 참여한 브리스톨大의 드렉브릭교수는 『이 새우는 길이 50㎝남짓의 삼엽충을 한번에 씹어삼킬만큼 턱이 크고 발달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거대새우는 때론 아주 교활한 사냥법을 구사하기도 했던것으로 밝혀졌다.즉 갯벌에 매복해 있다 연체동물을 잡아먹는가 하면,바닷속에서는 넙적한 꼬리를 위아래로 흔들어 매우 빠르게 먹잇감을 뒤쫓음으로써 가위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 했다.전문가들은 당시만 해도 공룡이 나타나기 훨씬 전이므로 이 새우가 세계를 지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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