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新黨,갈등겪는 T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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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설연휴에는 민족 대이동이 벌어진다.정치적으로 보면 여론의 대이동이다.더구나 요즘은 정치가 지역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시점이다.특히 대구-경북의 큰 정치 화제는 김종필(金鍾泌)신당이었다고 한다.
스스로의 진로에 대해 고민중인 대구출신 한 현역 의원은 1일『연휴동안 JP신당을 놓고 친지들과 숱한 토론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그는 『JP가 TK를 거저 먹으려는 것 같기도 하고,거기 밖에 갈데가 없는 것같기도 하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JP신당에 대한 TK 정치인들의 태도는 「즉각 참여파」와 「당분간 관망파」로 나뉜다.JP신당의 장래등에 대한 예측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각 참여파는 박준규(朴浚圭)前국회의장이 대표적이다.
朴前의장은 연휴동안 접촉한 정치권 인사들에게 내각제 개헌을 통한 간접 집권을 거듭 역설했다고 한다.反YS.非DJ의 이 지역 유권자 심리를 이용하자는 뜻이다.
현역의원중 시장 출마를 노리는 유수호(劉守鎬.대구중)의원,전직 의원들로 구성된 무소속연합의 일부가 이에 동조하고 있다.
나머지 대다수는 좀더 관망하자는 입장이다.JP신당의 勢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나 내심은 회의적이다.
신현확(申鉉碻)前총리의 거절도 이러한 분위기의 반영이다.
박철언(朴哲彦)前의원,서훈(徐勳.대구동을)의원등도 같은 생각이다.朴前의원은 『신당은 국민정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보수.舊정권.충청도 출신의 집합체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수십년동안 정권을 독점했던 TK가 JP와 충청도의 뒷줄에 서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또한 JP 신당이 창당단계에서 역사성.지역성등에서 좀더 엄밀한 검증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복동(金復東.대구동)의원도 이 부류로 분류된다.
JP와의 제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TK의 리더십 부재에도 원인이 있는 것 같다.이 지역은 6共중반이후 親.反YS 그룹으로 나뉘면서 특정인의 정치적 리더십이 통하지 않는 지역이 돼버렸다. 또 권력에서 멀어지면서 정치지망생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분화기(分化期)의 전형적 특징들이다.
그래서 TK의 행동통일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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