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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인수의 손익 계산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4호 13면

후끈 달아올라 있는 대한통운 인수전이 18일이면 막을 내린다. 법원은 이날 입찰 금액과 고용 보장, 경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한통운의 새 주인을 결정한다. 현재 결승점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인수 주자는 10개 사나 된다. 한진·금호아시아나·STX·CJ·GS리테일·LS전선·현대중공업·농협·효성·유진자산운용이다.

10 대 1의 경쟁률을 유발한 대한통운의 매력은 뭘까. 우선 78년간 쌓아온 강력한 브랜드를 꼽을 수 있다. 유·무형의 보유 자산도 알차다. 대한통운은 한때 모기업이던 동아건설과 리비아 대수로공사 현장을 누볐다. 대형 구조물 운반에선 독보적인 존재다.
게다가 전국 곳곳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장부상 가치만도 6400억원에 달한다. 실제 가치는 2조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대한통운 인수전은 재계 서열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자산총액은 1조4600억원(지난해 9월 말 현재). 자산총액 22조2000억원으로 재계 14위(공기업 포함 서열)인 한진그룹이 승리하면 13위인 금호아시아나그룹(22조9000억원)을 제칠 수 있다.

이 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한통운의 새 주인은 재미를 못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최저 인수가격은 2조3352억원이지만 경쟁 열기를 감안할 때 4조50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몇몇 주자가 결승점을 앞두고 멈칫거리고 있다.

기업들이 국내 M&A 시장에 안주하고 있는 점도 몸값 상승의 요인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두산의 미국 건설장비업체 ‘밥캣’ 인수 사례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두산의 밥 캣 인수가격은 49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4조6000억원)였다. 밥캣은 알짜배기 회사다. 이 회사의 2006년 영업이익은 3억7000만 달러로 대한통운(600억원)을 압도했다. 그래서 4조원을 넘게 주고 대한통운을 살 바엔 해외에서 더 좋은 기업을 사는 게 낫다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비싼 대가를 치르고 승리한 M&A전에서는 ‘승자에 대한 저주’가 따른다는 사실을 주자들이 명심해야 할 때다.

▶지난 주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콜금리 연 5% 유지 결정

▶이번 주

15일 물가안정대책 차관회의=최근 물가상승세와 관련해 재정경제부 등 관련부처 차관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
15일 미국 12월 소매판매 실적 발표
16일 통계청, 12월 고용동향 발표
16일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월가는 전달보다 0.3% 정도 올랐을 것으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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