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지킨 암살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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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8면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은 링컨 대통령 암살 사건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영화다. 그 추적의 실마리가 되는 물건은 암살범 존 윌크스 부스가 남긴 일기장. 실제로 존재했던 그 일기장에 부스는 자신의 행동이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데 대한 실망과 분노를 기록했고, 암살을 저지른 12일 뒤인 1865년 4월 26일 사살당했다. 이 최초의 미국 대통령 암살 사건은 100년이 넘도록 다양한 음모이론과 미스터리의 소재가 되어 왔다.

씨네 IN <링컨 대통령 암살 사건>

연극 배우였던 부스는 공모자들과 함께 링컨 암살을 계획했다. 그 자신은 대통령을 암살하고, 동료들은 권력 승계자들을 암살해, 산발적인 저항을 계속하고 있던 남부연합에 힘을 실어주려고 했던 것이다. 부스는 링컨 부부가 연극을 보러 온 극장 박스 좌석에 배우 신분을 이용해 잠입하여 뒤쪽에서 링컨을 저격했다.

무대로 뛰어내린 부스는 미리 준비해 놓은 말을 타고 버지니아주까지 달아났지만, 숨어 있던 농장을 포위한 군대에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다가 목에 총을 맞았다. 군인들이 그를 창고 밖으로 끌어내기까지 부스는 살아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저격 방향이 뒤쪽이고 부스가 법정에 서기 전에 죽었다는 것. 그 때문에 부스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설이 나왔고, 심지어 부스가 무사히 달아나 사람들에게 목격되었다는 이야기도 몇 가지 버전으로 나돌았다.

링컨과 케네디 암살 사건의 유사점도 화제가 되고 있다. 링컨과 케네디를 계승한 부통령의 성은 모두 존슨. 앤드루 존슨은 1808년생이고 린든 존슨은 1908년생이다. 링컨과 케네디는 각각 1861년과 1961년에 대통령에 취임했다.

링컨은 포드 극장에서 저격당했는데, 케네디가 암살 당시 타고 있던 자동차는 포드사에서 제조한 링컨 콘티넨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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