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박근혜와 언젠가는 만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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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1일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또 ‘구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나와 “강물은 크게 가서 바다에서 만난다는 뜻은 그대로”라며 “뜻을 같이하는 분은 어느 때든 또 어느 장소에서든 만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바른 방향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뜻을 같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의 이날 발언은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공천 갈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의 공천 분란에 대해 은근히 뭔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공천 분란이 심해질 경우 한나라당의 분열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자택을 세 번이나 찾아 지지를 호소하려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정도가 아니다”며 냉대했었다.

박 전 대표의 직격탄 발언이 있기 전에 열린 자유신당 발기인 대회에서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표가) 현재 처한 위치와 상황이 있으므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구애’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박 전 대표와 마주칠 뻔했으나 10여 분 차이로 만남이 무산됐다. 박 전 대표가 화재 참사가 일어난 이천의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떠난 시간은 낮 12시20분쯤. 10여 분 뒤 이 전 총재가 같은 곳을 찾았지만 박 전 대표와는 간발의 차로 엇갈렸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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