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 눈” 첫 예보 때 창밖선 이미 눈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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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5시30분 기상청은 “11일 오전과 낮 비가 오다 밤부터 눈으로 바뀌겠다”고 예보했다. 그때는 이미 인천·강화도와 경기북부 지역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비슷한 시간 서울 지역에도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 중구 순화동에는 오전 5시50분쯤 이미 눈이 쌓였고, 6시에는 강변북로와 서부간선도로와 같은 간선도로가 눈 때문에 막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오전 6시15분 눈이 오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기상예보만 믿고 새벽 출근을 하던 시민들은 도로에 갇혀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일산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신모(48)씨는 “어제(10일) 일기예보가 오후에 비나 눈이 온다고 해 차를 갖고 나왔는데…”라며 기상청을 원망했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 5시 “11일 낮부터 중부지방에 비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의 늑장 예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눈이 한참 쌓여 출근길 정체가 극심해진 오전 8시가 돼서야 “서울·경기도에 눈이 내리고 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이 쌓이는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기상정보를 낸 것이다.

 기상청 이충태 정책홍보담당관은 “서울 지역에서 눈을 관측하는 곳은 서울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 한 곳”이라며 “자동화가 안 돼 매시간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만큼 지역에 따라 적설량과 눈 내리는 시각이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12일까지 강원도 영동 지역에는 최고 25㎝, 영서지방에는 2~7㎝, 충청과 전북·경북북부에는 1~5㎝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포근했던 겨울 날씨는 13일 서울 지역이 영하 4도까지 떨어져 추워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14~17일에도 서울의 아침기온은 영하 5~7도로 전망됐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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