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송아지분쟁-英서 수출한 生牛,佛등서 잔인하게 도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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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럽대륙에 수출된 영국産 송아지가 끔찍한 방법으로 도살되고 있는데 격분한 영국인들의 거센 항의로 시작된 유럽의「송아지 분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프랑스등 유럽대륙에서는 송아지고기 요리가 최고급 요리 가운데하나로 꼽히고 있다.그러다보니 항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형편.반면 전통 목축국가인 영국에서는 소고기가 남아돌아 한해 50만마리의 송아지를 살아있는 채로 수출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프랑스등 유럽대륙의 도살방법.대륙내 도축업자들은최상급 육질을 얻기위해 막 태어난 송아지를 볕이 안드는 좁은 상자안에 가둬 6개월간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한뒤 도살하고 있다.그렇게 해야만 미식가들의 입맛에 맞는 고기맛을 낼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고기 색깔을 미식가들의 기호에 맞춰 연하게만들 목적으로 풀.사료대신 우유를 섞은 특수용액만으로 6개월간송아지를 사육함으로써 유럽내에서도 특히 동물애호 전통이 강한 영국인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영국내 동물애호가들은 지난주 에식스 등 각 지역에서 송아지 수송트럭들을 가로막고 유리창을 부수는등 실력행사에 돌입,어떻게든 남아도는 송아지를 처분해야 할 입장에 있는 영국정부를 난처하게 하고 있다.이들은 산 송아지 수출을 즉각 금 지하는 동시에 잔인한 도살을 막는 범유럽차원의 규정을 만들라고 영국정부에압력을 넣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정부는 도살자체는 문제될게 없으며 도살전 사육과정은 음식기호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이같은 규정 마련에 노골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브뤼셀=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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