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나그네들 “주모, 술 한잔 주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삼강주막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예천군은 이곳에 보부상·사공숙소 등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예천군 제공]

 예천 삼강주막이 복원돼 3~4월께 영업에 들어간다.

 예천군은 “지난해 9월 해체에 들어간 슬레이트 지붕의 삼강주막을 헐고 1900년경 지어진 네모난 토담 초가 그대로 복원했다”고 9일 밝혔다. 기존 건물이 낡고 비가 새는 데다 목재부가 훼손되면서 기울어 1억5000만원을 들여 해체하고 새로 지은 것이다. 새 주막(면적 30㎡)은 방 2개와 부엌·다락·툇마루, 마당가에 원두막(정자) 2채를 갖추고 있다.

 이 주막은 삼강리 주민자치회에서 주모를 선발해 오는 3~4월께부터 막걸리와 전 등을 파는 옛 주막처럼 운영될 예정이다.

 내성천과 금천·낙동강이 합류하는 풍양면 삼강리에 있는 삼강주막은 낙동강 1300리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주막이다. 1960년대까지 경남 김해에서 낙동강을 따라 올라오는 소금배가 접안하던 애환 서린 나루터가 앞에 있다.

이곳을 거쳐 보부상과 선비, 서울로 가는 물품 등이 영남 관문인 문경새재를 넘나들었다. 지금도 주막 뒤에는 200여 년 된 회나무가 있어 옛 운치를 더해 주고 있다. 주막은 2005년 12월 경북도 민속자료 134호로 지정됐다.

 인근 삼강리 마을(39가구 98명 거주)은 조선 초기부터 형성된 청주 정씨 집성촌으로 옛 기와집 등이 잘 보존돼 있다. 예천군은 나루터 옆에 보부상·사공숙소·공원·주차장을 건립하고 나룻배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외지인이 찾는 관광지로 꾸미기 위해서다.

 예천군은 “삼강주막은 옛 시대상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커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