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승현 효과’는 언제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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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김승현<左>이 SK 클라인허드의 마크를 피해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농구팬들은 시즌 전부터 ‘매직 핸드’ 김승현(오리온스)과 ‘매직 키드’ 김태술(SK)의 대결을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김승현이 개막전에서 부상당해 쉬게 되면서 마술사의 대결은 열리지 못했다. 김승현은 5일 코트에 복귀했다. 9일 열린 SK-오리온스전이 관심 집중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김태술이 다쳐 두 선수의 대결은 다시 미뤄졌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모비스와의 경기 후에 허리가 아파 누웠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김승현과 김태술은 비슷한 점이 많다.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듯 시야가 넓고 현란한 패스로 상대의 얼을 빼놓는 어시스트 능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차이점도 있다. 김승현이 다이내믹하고 거친 플레이를 한다면 김태술은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하다. 전반적인 게임 운영 면에서는 경험에서 앞선 김승현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듣지만 김태술에게도 패기란 무기가 있다.

 대결 상대인 김태술이 없는 코트에 나선 김승현은 긴 부상에도 불구하고 감각이 살아 있었다. 경기 초반 김승현의 매직은 상대를 속이기에 충분했다. 그의 손끝에서 1쿼터에만 7개의 어시스트가 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김승현의 마술에 동료들까지 속아버렸다는 것이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김승현의 빠른 패스를 놓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김승현도 2쿼터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예리함을 잃기 시작했다. 반면 SK는 김태술이 없었지만 문경은(16득점)이 고비마다 3점슛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챙겼다.

 SK는 오리온스를 80-68로 꺾고 16승15패를 기록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오리온스는 11연패를 당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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