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한마디] 올 주식시장 변동성 심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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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승용차 살 때 정도만큼만이라도 펀드 투자할 때 고민하셨으면 합니다.”
 
삼성증권 김남수(35 ) 펀드 애널리스트의 투자자들에 대한 부탁이다. 가전제품 하나 살 때도 인터넷·할인매장·백화점 등을 훑어보고 꼼꼼히 비교해 보고 사면서 펀드에 가입할 때는 너무 쉽게 결정한다는 지적이다. 남의 말에 휩쓸리거나 수익률만 쫓아가는 식의 투자를 반복한다.

김 애널리스트는 ‘족집게’ 식 펀드 투자로는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시장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시장이 많이 좋아졌단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그가 지점 설명회를 나가면 “좋은 펀드가 뭐냐, 찍어 달라”는 부탁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펀드 설명회 자리인데도 “종목 추천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많이 달라졌단다. 지금 이러저러한 펀드를 가지고 있는데 투자 위험을 줄이려면 어떤 펀드를 새로 가입하는 게 좋겠느냐, 현재 국내 펀드만 들었는데 해외 펀드에 투자하려면 어떤 걸 고르면 좋으냐 등 족집게식이 아니라 자산 배분 전략 차원에서 질문하는 사람이 많아졌단다.

그는 올해 주식시장은 지난해보다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 관련 자산에 투자해 기대할 수 있는 적정 수익률은 연 15% 내외. 올해 목표 수익은 이보다 낮춰 잡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는 또 시장이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 시기에 따라 성과가 차별화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성과가 좋아 보이는 곳으로 갈아타는 ‘따라잡기’ 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견해다. 오히려 ‘길목을 지키는 투자’가 정답이라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국내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성장 동력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대기업, 대형주 위주의 성장형 펀드가 유망할 것으로 봤다. 해외 펀드는 여전히 신흥 시장이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만약 보통 성향의 투자자에게 1000만원과 1억원이 있다면 어떤 펀드를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애널리스트는 이런 답을 내놨다. 1000만원이라면 국내 대형 성장주펀드(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주식 등) 500만원, 브릭스펀드 300만원, 프런티어마켓펀드(삼성글로벌베스트동남아시아주식 등) 200만원. 1억원일 경우에는 국내 대형 성장주펀드 3000만원, 국내 중대형 가치주펀드(신영마라톤주식 등) 2000만원, 브라질·러시아펀드(도이치DWS프리미어브러시아주식 등) 3000만원, 아시아 소비재펀드(미래에셋솔로몬AP컨슈머주식 등) 2000만원 등으로 분산 투자할 것을 권했다.

김남수 삼성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정리=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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