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화제>광고도 세계화 외국인모델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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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전더 아름다워지고 싶어요.왜냐하면 욕심이 많거든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심 때문에 알로에 음료를 마신다는 이 미인은 다름아닌 브룩 실즈.어색하지만 제법 또렷한 한국말 발음은 정말 브룩 실즈가 하는 것인지 광고를 본 시청자들은 궁금해진다.대답은물론 예스.
한국소비자들은 이제 한국말로 한국상품을 광고하는 외국 톱스타들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한동안 외국인 모델의 광고 출연을제한해 온 외국환관리규정상의「주무부처 장관의 허가」조항이 지난해 6월 삭제되면서 외국인 모델 광고가 점차 늘 어나고 있다.
아이스맥주의 안나 바슐레다,럭키드봉 화장품의 섀넌 도허티,한미약품 알로에마인의 브룩 실즈 광고가 이미 방송중이고 『형사 콜롬보』의 피터 포크도 한국안전시스템 광고로 곧 데뷔할 계획이다.킴 베신저는 태평양화학과 교섭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9년 소피 마르소를 시작으로 한차례 붐을 이뤘던 외국인 모델 광고는 당시 비판적인 국민여론을 이유로 곧 제한됐다.
최근 공보처는 우리 국민의 66.8%가「외화낭비와 소비자 부담가중」을 주된 이유로 여전히 외국인 모델의 광고 출연에 반감을갖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알로에마인 제작팀이 브룩실즈의 한국말 카피를 넣은 것도 그같은 국민 여론을 의식한 결과.하지만 불완전한 한국말 발음이 브룩 실즈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거나,시청자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아직 방송되지 않은 시리즈 광고에서는 한국성우가 더빙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중이다.
국민감정을 의식하면서도 광고주와 광고회사들이 외국인 모델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첫째,천정부지로 솟은 국내모델의 출연료에 비하면 외국인 모델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과 둘째, 모델료를 줄만큼 주더라도 웬만한 국내스타는 이미 경쟁사에 전 속으로 묶여있거나 겹치기 광고출연으로 시청자를 식상하게 한다는 점 때문이다.이틀동안 광고 세 편을 찍은 브룩 실즈의 출연료는 14만달러(약 1억1천만원).거기에 영어발음기호로 써 준 한국말을 곧소화해 내는 브룩 실즈의 열성에 제작 팀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스타모시기」에 지친 제작팀에겐 국내모델들도 시장개방에 대비,경쟁력을 갖추는 문제가 한결 시급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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