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對北해제조치〈全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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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94년 10월21일에 합의된 北-美 기본합의문을 이행하기 위해 우리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조치 완화와 관련된 아래의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다음과 같은 최초의 조치들은▲핵계획과 시설을 동결하고▲이를 확인하기 위한 미국과 국제원자 력기구(IAEA)에 협력하고▲폐연료봉의 안전한 보관을 보장한다는 북한의 결정에 대한 응답에서 나온 것이다.
對북한 경제조치에 대한 추가적인 완화여부는 핵문제와 다른 관심분야의 추후 진전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1.통신과 정보=북한과 미국간에 전화 통신연결에 관련된 자금거래,개인적인 여행 혹은 여행관련 대금결제와 관련된 신용카드의사용,언론인 사무소 개설을 허용한다.
2.금융거래=미국에서 발생하거나 종결되지 않은 거래를 결제하기 위해 美은행시스템을 사용하는 권한을 북한에 부여한다.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정부의 물권(物權)이 아닌 동결자산에대한 봉쇄를 해제한다.
3.他무역분야=美제철업계에서 내화(耐火)물질로 사용되는 마그네사이트의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을 허용한다.북한과 중국은 세계 천연마그네시아와 마그네사이트 시장의 주요 공급원이다.
4.기본합의문을 이행하기 위한 다른조치=워싱턴과 평양간의 연락사무소 설치와 운영을 위해 필요한 자금거래를 허용한다.기본 합의문에 규정된 바 있는 북한경수로 사업에 미국기업 참여,대체에너지 공급,폐연료봉 처리등의 사업에 대해서는 적용법규에 맞춰사안별로 검토한다.
미국정부가 45년만에 처음으로 對북한 엠바고를 완화한 것은 비록 부분적인 것이긴 하지만 北-美 관계에 또하나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조치다.
그러나 이번 엠바고완화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보장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미국정부의 자국(自國)이익 위주가 가장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해외자산동결해제.무역규제 부분해제며,나아가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네바합의를 이행하는데 방해가 되는 불편사항을제거하는데 국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 시민의 상호 통신및 여행제한 해제 역시 주로 미국인의 북한여행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측에 이익되는 부분은 지난 40여년간 영국은행과의 무역대금 결제가 미국정부에 의해 동결된 1천1백만달러의 자산동결이 해제된 것뿐이다.
이같은 미국측의 의도는 「對북한제재완화」라는 제목의 발표문 곳곳에서 『북한에 이익이 되지 않는 조건』이라는 문구를 반복하다시피한데서도 잘 반영되고 있다.
美국무부관리는 이번 對북한엠바고완화조치는 1950년 對적국무역규제법에 의거한 對북한엠바고의 부분적 해제라고 시인하고 외교적으로 北-美 간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관리의 주장은 제네바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미국측의對북한 성의표시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상당히 많은 숫자의 양측 인적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이라는 점에서 北-美간 관계 진전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통신과 신용카드사용 허용,언론사지국교환개설,연락사무소개설경비와 관련한 송금규제해제는 연락사무소의 개설을 원활히 하고연락사무소와 관련한 인적 왕래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바탕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제네바합의 이행에서 필수적인 북한 사용후 핵연료봉 처리와 對북한경수로건설 지원을 위한 행정적 장벽을 제거한 것은 미국측이 이번 對북한엠바고 완화를 합의이행 절차의 원활화를 확보하기위한 절묘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기존 對북한엠바고는 미국시민이 對적국무역규제법을 어길경우 10년형과 기업의 경우 50만달러,개인의 경우 25만달러의 벌금을 물도록 규정한 상당히 엄격한 것이다.
이번 미국정부의 對북한엠바고 완화는 여행부문과 신용카드사용에서는 획기적인 규제해제를 하고 있으나 상품거래와 금융결제는 계속 규제해제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미국정부는 나머지 추가조치는 북한측이 제네바합의를 어느정도 실질적으로 이행하느냐에 따라 취할 것이라고 명시,이번 완화조치는 어느 면에서는 북한에 대한 또다른 압력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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