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우리 지질구조와 지진歷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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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본을 강타한 지진을 계기로「한반도는 과연 지진으로부터 안전한가」라는 의문이 일고 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지질학적 구조와 지진발생 역사를살펴볼때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삼국사기』『조선왕조실록』등 역사서에 따르면 서기 1세기부터현재까지 한반도에서 2천5백여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78년부터 92년까지 15년간 통계를 보더라도 진도4 이상의 지진이 속리산(78년).홍성(78년).사리원(82년).
울진(82년).제주(93년).울산(94년).홍도(94년)등 전국 곳곳에서 일곱차례나 발생했다.
전남대 김성균(金性均)교수팀은 지난해 연구보고서에서『1905년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수백건의 지진을 확률적으로 재해석한 결과 1백년내에 서울.대전과 북한의 황해도 구월산 인근에서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 하기도 했다. 2백년 가까이 진도6 이상의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음에 따른 에너지축적으로 앞으로 지진이 나면 상대적으로 강진이 될 수있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다.
특히 지난 93년 韓日 공동연구 결과 원자력 발전소가 몰려있는 경남양산 일대가 지진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활성단층 지역임이 밝혀져 이 일대의 안전문제와 더불어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커지고 있다.
단층지역은 오래전의 지각변동으로 지각이 깨진 부분으로,금이 간 그릇에 힘을 가하면 금을 따라서 그릇이 깨어지는 이치와 마찬가지로 지진 발생 우려가 높다.
더욱이 양산 단층은 구포~양산~경주~영해를 잇는 1백70㎞ 규모로 수만년 전에 지진이 일어난 흔적이 있는 부분이어서 위험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한 반론도 없지않다.서울대 이기화(李基和)교수는『우리나라는 지각구조상 유라시아판내에 있으며 일본과는 수심이 깊은 동해를 경계로 단층이 이어지는 부분이 없어 일본처럼 큰 지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의 과학수준으로는 지진발생을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진피해 최소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비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즉 구조물의 내진(耐震)설계와 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서울대 이광로(李光魯)명예교수는『경제성.용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진설계를 완벽히 할 경우 구조물의 골조가 무너지는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고 사고피해를 80%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63빌딩을 비롯,서울의 20층이상 고층빌딩은 진도5 정도의 지진이면 결정타를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88년8월부터 6층이상 연건평 10만평방m이상 건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진도 6~7규모의 지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철근량을 이전에 비해 10~15% 증가시키고 콘크리트 벽체도 20% 굵게 하도록 했다.
또 92년「도로교량 표준시방서」를 개정해 강원.전남.제주를 제외한 전지역을 지진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구분,진도3~4도의 지진에 견딜수 있도록 다리의 허용 용력(파괴력에 견딜 수 있는 저항력)을 20~30% 늘리도록 했다.
한편 원자력발전소와 댐은 당초부터 내진설계 기준을 도입해 시공하고 있다.
따라서 그 이전에 지어진 대부분의 건물과 교량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지진에 취약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金石基.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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