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업률 5%, 세계 증시 ‘고용 쇼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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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02면

미국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국제 유가는 떨어졌다.

2년여 만에 최고치 … 다우 1.9%, 나스닥 3.7% 급락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5%를 기록했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 달 전(4.7%)보다 0.3%포인트나 뛴 것으로 2005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12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계절 요인 조정치)도 1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스
트리트의 예상치(5만8000명)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2003년 8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한 달 전(11만5000명)과 비교하면 일자리가 급격히 줄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파장이 실물 경제로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많은 빚을 짊어지고 있는 미 소비자들이 일자리마저 잃어 씀씀이를 줄이면서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이런 우려는 미 증시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256.54포인트(1.96%) 떨어진 1만2800.18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28일 만에 다시 1만30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나스닥지수는 98.03포인트(3.77%) 급락해 2504.65를 기록했다. 미 고용 쇼크는 대서양을 건너 유럽 증시도 강타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2.02% 떨어진 6348.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도 각각 1.26%, 1.75% 하락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밀렸다. 기름 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덕분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1.27달러 떨어진 97.91달러를 기록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과 금융시장 실무그룹회의를 연 뒤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지만 현재의 어려움을 풀기 위한 좋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께 발표할 연두교서에 신용경색과 고용불안 대책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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