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은행등 기관사정 계속 위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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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주 주식시장은 정부의 통화관리 강화와 이에따른 금리 급등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며 주후반 폭락세를 빚었다.
지난주 초반 부동산 실명제 실시,고객예탁금 증가등의 호재에 힘입어 연초의 부진을 벗고 회복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은 지난 13일 정보통신부가 금융기관에 예치해 놓은 체신기금을 대량 인출하면서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일대 혼란 을 맞았다.
이번주도 자금시장의 경색과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체신기금 인출이라는 돌발변수는 지난주로 일단락됐으나은행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사정이 계속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한은이 14일 환매채(RP)6천억원을 긴급 해제했지만 은행권은 오는 21일의 지준(支準)마감을 앞두고 여전히 지준적수가 3조원 이상 부족한 상태다.특히 새해들어 재정자금이 말라버림에 따라 주택은행등 국책은행의 지준 부족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은행권이 이번주 양도성정기예금증서(CD)발행을 계속늘리면서 금리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은행권에서는 한은이 오는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2조원의 RP를 앞당겨 풀어주지 않으면 이번주에 콜금리가 법정상한선인 25% 까지 치솟고 결국엔 지준을 못메우는 은행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자금시장이 빡빡하게 돌아가는데다 설이후의 통화긴축을 예상하고 있는 기관들이 몸을 더욱 움추릴 조짐이어서 주식시장도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자금이 말라버린 기관들의 주식매수 여력이 눈에 띄게줄어들고 있고 일반투자자들의 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도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또 금리가 높아지면서 차제에 주식투자에서 확정금리부 상품으로 전환하는 자금이 속속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올 직접금융 규모를 지난해의 25조원보다 많은29조~33조원으로 계획하고 있어 수급상의 불안감을 더해 주고있다.대외적으로는 멕시코 경제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되면서 외국인들의 이머징마켓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점쳐지 고 있다.특히 세계적인 고금리 추세와 맞물려 외국인들이 이머징마켓의 하나인 국내 증시에서 발을 점차 빼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설득력을 얻고있다. 이처럼 단기 수급상황은 물론 증시 주변상황이 여의치 않음에 따라 대우.대신등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주에 일제히 『종합지수의 급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나 세찬 반등을 기대하기 또한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금비중을 높이는 방어적인 자 세』를권했다. 이런 가운데 종목별로는 대우증권이 『수급상의 불안감으로 인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고가주보다는 중저가주가 상대적으로유리하다』고 내다봤고,동서증권은 『개별종목이 다소 위축됐으나 여전히 시장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高鉉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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