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中企 생존전략-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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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신정부 출범이후 변화를 보인 중소기업 시책의 기조는 자율과 경쟁인듯 싶다.구체적인 내용은 중소기업 고유업종및 단체수의계약제도를 97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해 간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이미 2백37개 중소기업 고유업종 가운데쌀통.소화기.싱크대등 58개 품목이 지난해 9월 해제됐고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도 곧 대기업참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않는 대기업과 경쟁해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80년대 후반에 등장한 전략적 제휴를 생각해볼수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IBM.애플.모토롤라등이 제휴해 컴퓨터 메모리칩 분야의 거대한 인텔에 대항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금성사와삼성전관이 특허기술 2천여건을 공유하기로 한 바 있다.
전략적 제휴는 동종업계에서 이뤄질 경우「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이른바「협동화사업」및「공동화사업」등의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다른 업종간의 전략적 제휴는「융합화전략」으로 불리며「범위의 경제」를 얻으려 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주로 조합단위로 공동브랜드를 개발해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데「가파치(피혁)」,「온누리(노트)」,「각시번(핸드백)」,「노들국수(면류)」등을 들 수있다. 이밖에도 부품 상호교환구매.기술공유.매장 공동이용등 동종기업간의 협조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이같은 전략적 제휴가 더욱 활성화된다면 요즘 한창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상기업(Virtual Corporation)을 형성할수 있을 것이다.
가상기업이란 경영철학을 같이하는 여러 기업이 마치 하나의 기업인 것처럼 활동하면서 정보와 자원의 공동활용등을 통해 규모의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중소기업의 경우 정보공유를 토대로 상호연계하면 대기업인 것처럼 고객접근이 가능해진다고 생각된다.
이같은 전략적 제휴나 가상기업 방법등은 대기업과 경쟁하는데 좋지만 제휴가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나름대로 자기만의차별화된 역량을 갖춰야 한다.또 대기업과의 수직적 계열관계를 중소기업끼리의 수평적인 공조체제로 ■꿔가려는 노 력도 필요하고,전략적 제휴가 단순히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선 안되며 장기적인 기업전략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이 과정에서 정부의 적절한지원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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