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세계바둑오픈' 오버페이스와 균형감에 대한 이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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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제8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전 제2국
[제4보 (65~86)]
白.謝 赫 5단 黑.朴永訓 5단

중국 바둑에 오버페이스는 드물다. 그들은 균형감을 중시하고 잘 참으며 끈기가 좋다. 하지만 뭔가가 부족하다. 파격적인 그 무언가가 결여되는 바람에 우승은 잘 못한다.

한국 바둑은 너무 나간다. 거칠고 강력하며 오버페이스가 흔하다. 이 같은 저돌성이랄까 돌파력이 큰 승부의 약이 되곤 한다.

69로 중심을 잡았을 때 백의 다음 한수가 주목되고 있었다. 실리에서 앞선 셰허가 '참고도' 백1,3으로 넘어 또 한번 실리적인 베팅을 할 것인가.

'참고도' 백1은 전보에서 말했듯이 보통은 끝내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은 상변 백이 미생이어서 이 끝내기가 아주 각별한 뜻이 있다. 우선 크기가 10집이 넘는다. 또 흑이 4를 생략하면 백A가 선수여서 백 전체가 쉽게 안정된다. 만약 흑이 4를 두어버리면 이번엔 B로 집내는 수가 있어 대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말 싫은 수네요"하고 말한 사람은 김성룡8단. 실리파가 아니더라도 이런 수를 당하면 순간 매우 거북해지고 기분도 나빠진다(좌상은 C와 D를 맞보기로 하면 된다).

그러나 셰허는 70으로 물러섰다. 큰 수지만 예봉을 스스로 접은 수다. 그러나 바로 이 틈에 박영훈은 75를 선수로 해치우며 추격의 단서를 잡았다.

81,83과 84,86이 비슷한 모습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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