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중국.북한 혈맹관계-중국 지도자 연내 訪韓러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중국 최고지도부가 연내 남북한 공식방문 길에 오르는 것은 對한반도 영향력 확대를 염두에 둔 외교강화 차원임이 분명하나 이에 따른 파급효과가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리펑(李鵬)총리의 방한(訪韓)을 시작으로 연내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차오스(喬石)全人大상무위원장의 서울방문이 실현되면 중국공산당 서열 1,2,3위의 한국방문이 이뤄지는것이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를 「혈맹관계」로 표현해 왔던 북한입장으로서는 대단한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고 이에따른 반작용이 어떤 형태로든 표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특히 지난해7월 북한주석 김일성(金日成)사망 이후 중국지도부의 북 한행은전무한 상태다.
때문에 중국측이 비록 李총리의 연내 방북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가주석.총리.全人大상무위원장등 중국최고지도부가잇따라 서울을 찾는 사실을 북한측이 달가워할리는 만무하다.
사실 북한측은 중국이 한국과 급속도로 관계를 개선하는데 대한불만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지난해12월초 중국을 방문한 조선노동당 신임 국제부장 현준극(玄峻極)은 李총리의 한국방문에 대한 불만과 함께『남 북한 외교에 있어 균형을 잡아달라』는「항의성 요청」을 중국측에 전달한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또 북한이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북핵(北核)문제 해결에 있어중국측의 역할이 전혀 없었으며 남북대화가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는 李총리의 서울 발언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江주석.喬상무위원장의 방한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2인자인 李총리의 방문을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또 중국지도부의 잇따른 방한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일본등 서방국가와의 관계개선을 더욱 빠른 템포로 진행시키게 하는 촉매역할을 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北京=文日鉉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