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자2008경제] 펀드, 국내 “1분기엔 가치형  2분기 이후엔 성장형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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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같은 고수익 환상은 버려라’.

증권·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올해 펀드시장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증시와 중국 등 주요 해외 증시가 급등하면서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증시의 장기 상승 추세가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진이 계속되는 등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같은 시장 전망 아래에서는 ‘수익률 기대는 낮추고, 투자는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국내 펀드 매력 여전”=메리츠증권이 국제통화기금(IMF)의 2008년 경제성장률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인도와 더불어 올해 투자 매력도가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증시는 아시아 신흥시장 중에서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그만큼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의 투자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본지가 21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는 대형주가 강세고 연 수익률은 16~18%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기간별로 투자전략을 달리했다. 진미경 웰스케어센터장은 “올 1분기에는 변동성이 커지고 증시 조정도 예상되므로 투자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형 및 배당형펀드가 유망하다”면서 “지수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이는 2분기부터 일반성장형 펀드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펀드, 신흥시장도 나눠라=올해에도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시장 펀드의 강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중국을 비롯한 특정 지역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여러 지역과 대상에 나눠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는 ‘자산배분’ 투자 형태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같은 전망은 지난해 4분기부터 감지됐다. 이 때문에 중국 펀드의 열풍이 지나간 뒤 미래인사이트펀드, 삼성글로벌자산배분펀드, 하나UBS글로벌포트폴리오 등과 같은 자산 배분형 펀드 출시가 이어졌다.

메리츠증권의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글로벌시장의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정 국가에 대한 집중 투자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수익률 50%대를 기록하며 해외 펀드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 펀드는 올해 16~20%의 성과를 낼 것으로 국내 운용사들은 내다봤다. 중국의 경기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지만, 정부의 긴축정책 강화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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