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大 마감직전 소나기 지원 극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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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백27개 전기대학중 4일 가장 먼저 원서접수를 마감한 4개대중 하나인 동국대의 마감창구 모습은 막판 눈치작전의 극치이자마감시간을 목전에 두고 한꺼번에 수험생이 몰리는 소나기지원의 전형이었다.
특차 미달인원을 포함,4천7백32명을 모집하는 동국대는 신정연휴기간인 2일부터 서둘러 원서접수를 시작했으나 2일 하룻동안겨우 8백명이 지원,경쟁률은 0.2대1에도 미치지 못했다.
3일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경쟁률은 0.8대1에 불과했고 이같은 상황은 4천1백3명이 지원,0.9대1의 경쟁률을 보인 4일 오전까지 계속됐다.상황이 반전된 것은 1만5천2백97명이접수,경쟁률 3.2대1을 기록한 오후3시 이후.
마감시간이 임박하면서 경쟁률은 한시간마다 4대1,6대1,그리고 9.2대 1까지 치솟았다.시간대별로 발표되는 학과별 경쟁률에 따라 지원학과를 고치고 또 고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가득찬 대학캠퍼스는 문자그대로 난장판이 돼버렸다.
지원학과를 놓고 학부모와 수험생이 언쟁을 벌이는가 하면 경쟁률이 낮은 학과를 찾아내기 위해 가족과 친지가 총동원됐고 학교당국은 한꺼번에 밀어닥친 수험생을 감당하지 못해 허둥댔다.
결국 4만3천5백97명으로 마감된 동국대 지원자중 65%에 달하는 2만8천3백명이 마감시간을 2시간 앞둔 오후3시 이후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바람에 최종접수마감은 마감시간을 4시간30분쯤 넘긴 오후9시30분쯤에야 마무리될 수 있었다 .
이같은 상황은 동국대가 주요대학 입시가 집중된 13일이 아닌9일에 입시를 치러 복수지원이 가능한 대학이고 논술고사만을 치른다는 점,중상~중하위권 학생들이 동시에 지원 가능한 서울과 지방캠퍼스를 함께 가진 대학이라는 점등이 빚은 결과이기도 했다. 그러나 12년동안 정하지 못하던 지원학과를 몇분만에 결정하는 입시풍토가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는지 근심스런 현장이 아닐 수 없었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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