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가 2000 고지를 밟고, 주식형 펀드 규모는 300조원을 돌파했다. 투자자들은 새해에도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증권선물거래소 21층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책은행을 민영화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은행권은 대형 인수합병(M&A)의 핵심에 서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내년 2월)을 앞둔 증권사·자산운용사는 생존을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증권사 추가 M&A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보험업법 개정과 생명보험사 상장을 앞둔 보험업계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김형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간 영역 파괴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금융산업 재편 의지가 큰 새 정부까지 출범한다”며 “올해는 어느 때보다 금융업종의 M&A가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연구원 김동환 연구위원은 “은행들은 이번 M&A 시장에서 몸집 불리기에 실패하면 ‘2류’로 전락할 것이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M&A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몸집 불리기 나선 증권사=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자통법이 시행되면 덩치가 작은 증권사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IB 업무 강화를 목표로 한 몸집 불리기가 올해의 화두”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덩치를 키웠던 현대증권은 올해 자산운용사 설립 또는 인수에 나선다. IB·법인영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동부그룹과 메리츠금융그룹도 보험 자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증권사 강화에 나섰다. 최근 동부증권이 2000억원, 메리츠증권이 1500억원을 증자해 일단 실탄을 마련해 둔 상태다.
은행까지 증권 부문 강화에 나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자본금 3000억원 규모의 증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기업은행이 거래하고 있는 중소기업 중 상장 요건을 갖춘 회사만도 1200개에 달하는 점을 활용해 신규 증권사는 중소기업의 상장 업무에 특화하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는 보험시장=보험업계는 투자자문업 허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 생명보험사 상장, 방카슈랑스(은행에서의 보험상품 판매) 확대 시행, 롯데그룹의 진출 등이 시장 판도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여기에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은행권과 외국계 보험사의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G·H사 등 중소형 보험사들이 M&A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교보·동양·금호 생명 등이 올해 상장을 통해 몸집을 불릴 것으로 보인다.
안철경 보험개발원 연구위원은 “상장의 주목적은 덩치 키우기”라며“상장으로 자본력을 키운 뒤 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염태정·김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