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최병렬 진영 반응] "일단 수용…공천 입김 없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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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대표가 나가더라도 명예롭게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대표가 자신도 살고 당도 살리는 현명한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한나라당 유흥수 의원)

"崔대표의 수습안을 일단 수용한다. 그러나 중간 과정에서 왜곡되는 부분이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남경필 의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임시전당대회 후 대표직 이양'방안을 제시한 22일. 지금껏 崔대표의 즉각 퇴진을 주장해 왔던 의원들은 대부분 "일단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崔대표가 사퇴를 전제로 한 점이 자기희생적 결단이고 ▶당헌.당규 등 정상적 방법에 의한 당 수습이란 점이 분란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 구성 없이 곧바로 전당대회를 치르자"고 주장해온 TK(대구.경북)의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해봉 의원은 이날 "대표가 사퇴는 하되 전당대회를 치른 뒤 후임 대표를 뽑고 나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그 기간은 20여일 정도로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의원 역시 "崔대표의 입장을 모두 수용한다"고 밝혔다.

불출마 중진의원의 대표격인 양정규 의원은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고 좀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장파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소장파 의원들은 이날 崔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대표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아리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당모임의 김무성 의원은 "대표가 딱 중간의 견제구를 던지긴 했는데 결국 공천이건 전당대회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결국 소장파 의원들은 한시간여의 회의를 통해 수용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새 대표 선출과정을 통해 한나라당이 새로운 국민정당으로 태어나는 계기인 만큼 이 과정이 후퇴되는 것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단서를 달았다. 한 소장파 의원은 "특히 대표가 공천과정에서 입김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ideal@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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