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스포츠 內實의해 身土不二로 세계화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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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95년 을해년이 밝아왔다.해방 50주년,분단 50주년임과 동시에 세계화의 원년이라 할 1995년…모두가 낡은 생각,틀에 박인 행동들을 떨쳐버리고 새로 출발해야만 한다.하지만 적어도 스포츠에 관한한 세계화란 이미 낯익은 명제가 아닐 수 없다.우리 체육인들은 세계를 무대로 정상을 추구하며 내달려온지 오래다.그리고 소기의 성과를 자랑스럽게 드러내기도 했다.스포츠 세계에서 이미 한국은 세계적인 대국들 중 하나인 것이다.태극마크 앞에서 주눅들지 않을 사람들이 동.서 양을 막론하고 과연 얼마나 있는가.
그러나 95년의 한국스포츠는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화의 원년을맞이하는 지도 모른다.우선 우리를 가슴설레게 했던 태권도의 올림픽종목 채택을 들지 않을 수 없다.우리가 많은 종목에서 이미세계 강호로 꼽히고 있다지만 태권도의 의미는 또다른 것이 아닐수 없다.우리 땅에서 비롯된 우리의 스포츠종목이 세계인들의 겨루기 대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새삼 가슴 뿌듯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그러나 그 이면에는 가일층 우리의 분발을촉구하는 구석들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한편으로는 태권도의 보편성 강화,즉 경기적인 흥미를 돋우는 방법을 모색하고 다른 스포츠강국들의 관심을 계속 유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즉 우리끼리「차치고 포치고」하는 식으로만 태권도를 이끌어갈 수 없다는점이다.그 반면 에 종주국으로서의 주도권 또한 놓칠 수 없다는데에 태권도의 딜레마가 있다.세계인들과 함께 즐기면서도 원조로서의 정통성과 우수성을 잃지 않는 것….이제야말로 태권도는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또한 더욱 치열해질 2002년의 월드컵 축구 유치도 새해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개최지의 결정은 96년이라지만 95년 한해의 활동 성과가 그 성패를 결정할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비단 축구인들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전반 적 외교력의총화가 월드컵 유치로 나타나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별로 없으리라.
이렇게 95년,을해년 새해에 거는 우리 스포츠의 기대는 크고도 크다.돼지는 전통적으로 행운의 상징으로 치부되고 있느니만큼모든 일이 잘 풀려가기를 기대해 본다.그러나 그런 꿈들을 꾸는속에서도 우리는 잊지말아야 할 것이 있다.정말 로 이런 외형에걸맞게 한국스포츠는 내실을 기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한국스포츠는 해외무대에서 펼치는 화려함 만큼이나 과연 우리 국민들 하나하나가 뛰놀 마당을 마련해놓고 있는가.밝아오는 새해 모든 체육인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명제가 아닐 수 없다.밖에서 뛰는 그 만큼 우리는 안에서도 뛰어야만 한다.스포츠의 성수대교를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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