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준위 송환 이모저모-北,사과 받았다 美,유감만 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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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에 억류중이던 미군(美軍)헬기 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귀환은 에어 프랑스기 납치범 퇴치사건에 이은 연말 낭보(朗報)로韓美를 비롯,전세계에 전해졌다.
○…30일오전11시 판문점을 통해 사건 13일만에 극적으로 송환된 보비 홀준위는 수척하고 매우 지쳐보였으나 기쁨을 감추지못하는 표정이었다.
홀준위는 북한군과 주한미군측의 삼엄한 경계속에 美국무부의 토머스 허바드 부차관보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주한미군측에 인계됐다. ○…헬기 격추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 과민할 정도의 반응을 보였던 빌 클린턴 美대통령은 보비 홀 준위의 송환 합의 소식이전해진 직후 플로리다州 브룩스빌에 있는 홀준위의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전화.
클린턴대통령은『우리는 성공적이었다』고 회담성과를 전한뒤 몇시간 후면 홀 준위가 자유의 품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홀준위의 부인은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울먹이는 소리로 환호성을 질렀다』고 전언.
○…홀준위는 판문점에서 헬기로 곧장 용산 미군기지로 이송된뒤건강검진을 받고 美플로리다주 맥딜공군기지로 돌아갈 예정.
매커리 대변인은 홀 준위의 부인에게 이같은 사실을 전화로 알렸다. 홀준위의 부인 도나 홀은 전화를 통해『남편이 석방돼 기쁘다』며 송환을 위해 노력한 미국 정부에『고맙다』고 거듭 인사. ○…미군 조종사 송환을 위한 北-美간 합의내용의 미국측 발표와 북한측 발표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30일 오전 중앙방송을 통해 『미국은 양해문에서 이번사건에 대해「사죄」하고 이와같은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판문점에서 北-美간 「직접적인 군사접촉」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북한측 요구에 동의했다』고 강조.
이와 함께 함세환씨 등 비전향 장기수를 북한으로 조속히 송환해야 한다는 북측 요구에도 美측이 응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마이크 매커리 美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시했으며 앞으로 유사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채널」을 통해 접촉을 갖기로 했다』고 밝혀 북한이 「사죄」와 「北-美간 직접적인 군사접촉 」으로 표현한 것을 「진심으로 유감」「적절한 채널」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대치. ○…북한을 방문해 조종사 송환협상을 담당했던 美국무부 토머스 허바드 부차관보는 이날오전 조종사 보비 홀 준위와 함께판문점을 거쳐 다시 한국에 온 직후 외무부를 방문해 북한에서 있었던 협상내용을 설명하고 곧이어 주한미공보원에서 기 자회견을갖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뒤 이날 저녁 서둘러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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