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강남 큰손' 이복례씨 지방세 37억원 안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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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복례(88)씨는 한때 영동개발진흥이라는 부동산개발 회사를 운영하면서 서울 강남에서 큰손으로 유명했던 사람이다.

그는 1970년대 강남 개발 당시 부동산으로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모았다. 하지만 그는 82년 대형 금융사기사건의 주역이 됐다. 당시 조흥은행이 영동개발진흥에 1019억원의 어음부정보증을 해준 게 적발돼 그는 조흥은행 임직원 등 29명과 함께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사업에 실패하면서 재산을 대부분 날렸다. 그러면서 지방세를 내지 않아 올해 체납액 37억원으로 서울에서 체납액이 가장 많은 사람으로 기록됐다.

서울시는 이씨처럼 2년 이상 지방세를 1억원 넘게 안 내고 버티고 있는 개인 및 법인 1496명의 명단을 28일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해 이후 1억원 이상 체납자의 명단과 나이.주소.체납액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이번에 명단이 공개되는 개인 및 법인은 모두 1496명이다. 이들의 체납액은 463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납자 1252명, 체납액이 3743억원이던 지난해보다 체납자와 체납액이 늘었다.

이들 고액 체납자가 세금을 내지 않은 이유는 ▶납세 의식 결여(515명) ▶담세력 부족(326명) ▶부도 폐업(290명) 등의 순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순영(68) 전 대한생명 회장이 체납액 36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정태수(84) 전 한보그룹 회장도 13억원을 내지 않아 체납액 9위를 기록했다. 법인 중에서는 신동아통상(대표 이병조)이 182억원을 체납액 1위를 기록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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