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 당 분파주의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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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7일 내년 4월 총선과 관련,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개인의 이익을 챙기면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커질 것"이라며 "짧은 기간 중 국민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전부 힘을 모아서 이 기대에 함께 부응해 나가면 4월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을 지지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다른 선거 전략은 없다. 그것이 선거전략"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당선자의 발언은 적어도 이명박 정부 출범 전까지는 당내 공천 잡음이나 계파 간 갈등이 없도록 의원들이 화합해 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한나라당 경선을 거치며 생긴 친(親)이명박계와 친(親)박근혜계 사이의 앙금이 아직도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

이 당선자는 "가끔 얼굴 보면 아직도 의원들 중엔 경선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점에서 답답하게 생각한다"며 "경선에 매달려 짝을 지어 수군수군하는 모습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털어버려라"고 당부했다. 또한 "저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모여서 (경선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은 2002년의 정치꾼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10년간 권위주의만 무너진 게 아니라 필요한 권위조차도 무너졌다"며 "우리는 권위를 되찾기 위한 무슨 방법을 쓰기보다 국민을 섬기는 낮은 자세로 국정을 살피면 국민이 새로운 권위를 세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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