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에어 프랑스機 납치범 소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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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알제리 부메디엔공항에서 회교무장그룹(GIA)에 의해 저질러진프랑스 여객기 납치가 26일 중간 기착지(寄着地)인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프랑스 경찰 특수부대에 의해 진압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이번 사태는 민간항공기를 대상으로 한 납 치행위는 결코용납될 수 없으며,납치범과의 타협은 있을 수 없다는 교훈을 주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GIA는 알제리 회교원리주의 테러단체로 그동안 민간인들,특히외국인들을 주요 테러대상으로 삼아왔다.지난 1년동안 이들의 손에 희생된 외국인들은 70명에 이른다.회교원리주의 세력은 회교율법에 배치되는 현실 정치세력은 물론 그들을 지 원하는 서방세력들에 대해서도 반대하며,그런 목표달성을 위해선 테러행위도 불사(不辭)한다.알제리에서 이들은 지난 92년1월 총선거에서 승리했으나 군사정부가 총선무효를 선언한 뒤 무자비한 對정부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다.이들이 이번에 프 랑스 민간여객기를 납치했던 것도 프랑스가 알제리 군사정권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GIA는 그들의 투쟁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 해도 죄없는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는 세계 어느 곳으로부터도 동정(同情)받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그들의 행동목표를 현실에맞게 수정하지 않을 경우 세계로부터 고립될 수밖 에 없으며,그들의 이상(理想)과는 상관없는 한낱 테러조직으로 전락(轉落)하고 말 것이다.더구나 이제는 항공기 납치범을 받아들이는 나라는이 세계에서 사라지고 있지 않은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얻는 한가지 교훈은 우리도 항공기납치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일이다.이번 진압작전에 투입된 프랑스 경찰특수부대는 불과 15분만에 1백70여명의 승객과승무원을 구출해내는 대활약을 보여줬다.우리도 이같은 對테러 진압태세를 갖춰야 한다.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민간항공기는 세계곳곳의 하늘을 날고 있다.또 오는 2000년대 영종도(永宗島)신공항이 완성되면 한국은 세계 항공교통의 중심지가 된다.항공기납치테러에도 그만큼 노출될 위 험이 크다.항공기 안전은 물론 對테러 진압능력도 세계화 추세에 걸맞게 크게 향상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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