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대학들 "특허로 돈 벌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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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도쿄대 혼고(本鄕) 캠퍼스 벤처 지원 빌딩을 지난달 13일 방문했다. 올 6월 신축한 지상 7층 건물이다. 어드밴스트 소프트머티리얼즈㈜의 직원들이 도쿄대 교수가 발견한 새로운 분자구조를 활용한 화학물질을 실용화하는 연구가 한창이었다. 이 회사의 하라 유타카(原豊) 사장은 "도쿄대로부터 경영.연구 등의 지원을 받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립대 법인화 이후 도쿄대는 교수 연구물을 특허화하고, 라이선싱 등으로 수입을 올리는 데 매우 열심이다. 법인화 덕분에 대학도 특허권을 가질 수 있게 된 때문이다. 국립대학은 수익사업을 할 수 없었다. 야다마 고이치(山田興一) 산학연계본부 담당 이사는 "대학의 연구물을 실용화해 사회에 공헌하고, 대학 경영에도 도움을 얻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도쿄대는 이를 위해 산학협동 체제를 새롭게 정비했다. 산학협동본부 산하의 연구추진본부.지적재산부(도쿄대 TLO).사업화 추진부(도쿄 에지 캐피탈, UTEC) 등 3개 부서가 유기적으로 연구 개발, 특허화,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쿄대TLO의 야마모토 다카후미(山本貴史) 사장은 "도쿄대 교수들의 기술을 특허화하고 마케팅하고 있다"며 "법인화 이후 교수들의 특허 의식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금융기관들이 출자한 83억 엔으로 설립된 UTEC은 교수.학생의 우수한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야마다 이사는 "지금까지 37억 엔을 투자해 벤처기업이 101개로 늘었고, 교수 연구의 약 60%가 특허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덕분에 도쿄대의 특허 출원 건수는 2003년 72건에서 지난해는 301건으로 크게 늘었다. 도쿄대 연간 수입에서도 국가 보조금 다음으로 지적재산권 수입.기부금이 가장 많다.

도쿄대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들도 열심이다. 대학들이 연합한 '지적재산권 및 기술 이전 대학 네트워크(UNITT)'는 올 9월 와세다 대학에서 500여 명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도쿄=오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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