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선거서 손 안떼면 불행 자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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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김종필(JP)총재가 노무현 대통령의 관권선거 움직임을 강력 비판했다. 2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그는 "공명선거 관리의 책임자인 대통령의 행보가 매우 수상하고,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도 시민단체에 대한 盧대통령의 지지 호소와 무관하지 않다"며 "선거운동에서 즉각 손떼지 않으면 전직 대통령처럼 불행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정부 1년은 잃어버린 1년"=JP는 이날 작심한 듯 盧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평소의 모호한 화법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는 "지난 1년은 국민에게 상실감만 안겨준 잃어버린 1년이었으며 아마추어리즘과 포퓰리즘으로 국가를 카오스의 대혼란 속으로 밀어넣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북.반미세력과, 이들에게 부화뇌동하는 지도층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총선시민연대가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JP를 낙선 대상자로 선정한 데 대해서는 "나보고 5.16 주역이라서 안 된다는데, 솔직히 시민단체 사람들이 지금 밥먹고 다니는 것도 다 여기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 자꾸 그럴 바엔 아예 국회를 없애버리고 시민단체들이 다 맡아서 하라고 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모든 부정부패는 대통령중심제의 폐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내각책임제만 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염라대왕이 부르는 대로 웃으면서 따라갈 것"이라며 내각제론를 주창했다.

◆"실미도 사건, 터진 뒤에야 보고 받았다"=JP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실미도 사건과 관련, "당시 총리로 있었지만 사전엔 전혀 몰랐고, 사건이 터진 뒤에야 공군참모총장에게서 보고를 받았다"며 "요원을 모집했는데 모집 성과가 별로 안 좋자 사형수들을 일부 추가로 모집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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