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領空개방 大西方 문호확대 제스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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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의 영공(領空)개방조치는 對美관계개선에 이은 대외개방조치로 극동지역은 물론 서방에 대해서도 북한의 문호를 열겠다는 의도로도 읽혀져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은 현재 유일한 민항인 고려항공이 주기종 29대와 보조기종 35대등 모두 64대의 민항기를 보유하고 있으며▲평양~모스크바~베를린▲평양~모스크바~소피아▲평양~하바로프스크▲평양~베이징▲평양~방콕등 5개 국제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민간항공기 운항을 담당하고 있는 민용항공국을「총국」으로 격상시켜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단순한 북한의「과시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통일원 당국자는 이날 북한 영공개방 보도에 대해『언제 어떻게영공을 개방한다는 시점이 명기 안돼있다』며『실제영공개방을 어떻게 추진할지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공개방은 엄청난 안보.경제적인 이해가 걸린 문제로 사전에 세심한 계획과 준비가 뒤따른다.
예컨대 외국 항공기가 자국 영공통과에 따른 관제점 이양과 항로등을 상대방과 협의.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이 이날 발표한 영공개방에▲구체적 시기와▲절차등이없는 것으로 봐서 이를 의미있는 영공개방 조치로 보기에는 힘들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라는 국제적인 무대를 빌려 김일성 사후 새로 등장한 김정일의 대외개방 의지를 이같은발언을 통해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60년초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U-2기 격추 사건 직후 소련에 서로 영공개방을 제의한 바있으나 소련의 거부로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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