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일본 프로 모방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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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최근 방송프로그램들의 일본프로그램 모방이 부쩍 늘어나 논란을가중시키고 있다.방송계에서는『아이디어만 빌려온 건 창조적 모방』이라는 주장과『시청자에게 배신감을 주는 안이한 제작』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일본 프로그램을 모방한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꼽히는 것은 KBS1TV 『역사의 라이벌』로 일본 NHK 2TV의 『라이벌 일본사』와 제목과 아이디어가 유사하다는 사실이 비판의 근거가 되고 있다.지난 10월 개편때부터 방영돼온『역사의 라이벌』은 『왜곡된 사실(史實)을 바로잡고 대중의 역사인식을 고양시킬 수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한편 세계의 생생한 현장을 PD가 직접 리포트해 긍정적 평가를 받은 KBS 1TV의 『세계는 지금』도 NHK2의 『아시아는 지금』이라는 프로와 제목이 비슷하며 『긴급구조 119』는 NHK2『달리는 구조대』와 역시 제목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었다.뿐만 아니라 KBS 1TV 다큐멘터리 『일요스페셜』도 NHK1의 『NHK스페셜』과 제목이 똑같고,N HK2에는 주로 가수 두명이 출연했던『KBS빅쇼』(1TV)와 유사한 『2인 빅쇼』가 방영되고 있다. MBC의 경우 프랑스의 인기프로를 모방,노래를 소재로 코미디.토크등 각종 코너를 꾸민 『노래로 여는 세상』을 선보였다가시청률 저조로 이번달 막을 내리게 됐으며 SBS『열려라 웃음천국』에서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는 코너도 일본 코 미디를 모방한 것으로 지적받고 사라졌다.MBC『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환상특급」코너 역시 일본방송에서 크게 유행한 포맷을 따온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그러나 프로제목이 유사하고 아이디어를 따온 것만으론 모방으로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KBS 1TV『역사의 라이벌』 책임 프로듀서인 남성우부주간은 『우리나라 학계에서도 이미 「라이벌 현대사」란 책자가 출간되는등 라이벌관계 인 인물을 통해 역사를 규명하는 작업이 진행돼 왔다』면서 『역사를 다루는 프로인만큼 포맷이나 내용에서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많은데도 모방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전문가들은 『비록 제목만 모방했다 하더라도 방송사들이 모방의 합리화가 계속될 경우 모방 사실을 안 시청자들의 배신감은 물론 곧 닥칠 TV프로 개방시대에 국제경쟁력 상실은 불보듯 뻔하다』면서 『방송위원회는 모방에 대한 정 확한 기준과심의규정을 확립해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李殷朱.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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