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술어디쯤왔나>無人자동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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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운전자가 없어도 달릴 수 있는「무인(無人)전동차」가 내년초 개통되는 서울 고덕~방화 지하철구간에서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철차(鐵車)업체인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은 이미 수백輛을 만들어 납품날짜만 기다리고 있다.기관사와 차장이 각각 앞뒤 운전석에 앉아 수동으로 조작하는 기존 지하철 전동차와는 달리 무인전동차는 운행속도를 자동조절할 수 있어 승차감이 뛰어나다.또 승객의 발을 묶는 지하철파업때도 쉬지 않고 달리수 있는 장점이 있다.이 전동차는 도착지점 오차가 3 5㎝에 불과하고 시속 90㎞까지 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무인자동차의 핵심장치인 자동운전시스템.신호보완장치등 전장품(電裝品)의 국산화가 안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있다. 또 중앙운전통제실에 설치된 제어장치와 지속적으로 교신해속도를 줄이거나 더 낼 수 있는 가변전압및 주파수제어장치(VVVF)의 국산화등도 숙제다.
무인전동차 생산을 위해 대우중공업은 GEC알스톰,현대정공은 스웨덴 ABB社로부터 각각 주요 전장품을 들여오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전장품이 한 량 생산가격(6억원)의 30%까지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인자동차를 운영중인 곳은 로스앤젤레스 레드라인등 2곳과 영국의 뉴트림市등 선진국 5~6곳에 불과하고 이들 지역도2~3년전에 개통됐다는 사실로 미뤄보면 시기적으론 앞선 셈이다. 또 경부고속철도 사업이 확정됨에따라 올부터 전장품 국산화 계획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년안에 완벽한 국산 무인전동차 생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대우중공업 전동차연구소측은『전동차 생산기술은 세계수준에 근접해 있어 무인전동차 전장품에 들어가는 마이크로프로세서등 경제단위가 안되는 부품을 제외하면 2000년전까지 국산제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하철공사는 내년 한햇동안 8량으로 구성된 76개의 무인전동열차를 들여와 서울 5호선에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나 당분간차장 한사람을 태워 승객들의 승.하차를 확인한 후 달리는 운전방법을 택할 방침이다.일본도 92년 오사카(大阪 )일부 지하철구간에 무인전동차를 투입하고 있으나 차장은 탑승시키고 있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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