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대캐피탈전 2세트에 교체 투입되면서 프로 무대를 처음 밟은 LIG 김요한이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김요한은 이날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다. [천안=뉴시스]
“같은 실수 두 번 하는 X은 바보다.”
김호철 감독이 늘 현대캐피탈 선수들에게 하는 얘기다. 하지만 이 말은 자신에게 거는 ‘주문’이기도 했다. 9일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LIG의 외국인 선수 팔라스카에게 38점을 내줬다.
2m 장신 외국인선수를 막지 못하는 한 승산이 없다고 본 김 감독이 찾은 해법은 후인정(1m98㎝)이었다. 라이트 공격수 후인정을 레프트로 돌려 팔라스카(6점)와 맞세운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LIG를 상대로 연승은 있어도 연패는 없는 현대캐피탈과 김 감독이었다.
후인정은 두 팀이 팽팽히 맞서던 1세트 21-21에서 연거푸 팔라스카의 후위 공격을 가로막아 23-21을 만들었다. 후위 공격이 통하지 않자 팔라스카는 초조해졌다. 그런 팔라스카의 모습은 LIG 세터 이동엽까지 불안하게 만들었다. 둘의 호흡은 급격히 어긋났고, 팔라스카는 2세트를 아예 무득점으로 마쳤다. 팔라스카를 봉쇄한 후인정은 공격까지 폭발, 팀내 최다인 15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블로킹만 5점. 그것도 4점은 팔라스카를 막으면서 뽑아냈다.
김 감독이 ‘후인정 카드’를 내놓을 수 있던 것은 기흉수술 후 재활을 해온 박철우의 출전 덕분이었다. 박철우는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두 차례 주상용과 교체된 것을 빼면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며 7점을 기록했다. 센터 이선규(11점)와 윤봉우(9점)도 가공할 만한 위력의 속공과 블로킹으로 후인정과 박철우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도로공사를 3-1로 물리쳤다.
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