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미국대선] "부시, 누구와 싸워도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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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전에서 맞서고 있는 존 케리(매사추세츠)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노스캐롤라이나)상원의원 중 누구와 가상 양자대결을 벌이더라도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방송과 USA투데이가 16, 17일 성인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4%)에 따르면 17일 현재 대선이 실시될 경우 케리 의원은 55%대 43%로, 에드워즈 의원은 54%대 44%로 각각 부시 대통령을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은 6~8일 여론조사에선 케리 의원을 49%대 48%로 약간 앞섰으나 이번에는 12%포인트라는 가장 큰 차로 뒤진 데다 에드워즈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도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의 고전은 그의 병역 기피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는 데다 민주당 후보들이 지명전을 통해 연일 부각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USA투데이는 부시 대통령이 국정 수행과 관련해선 51%의 지지율을 얻어 건재를 과시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국정수행 지지율이 50%를 넘은 대통령은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는 환경.보건.핵무기 등의 정책 수행 과정에서 과학적 사실을 교묘하게 조직적으로 왜곡해 왔다고 미국의 저명한 과학자단체 '우려하는 과학자 동맹(UCS)'이 비난했다고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USC는 노벨상 수상자 20명 등 저명 과학자 60여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이 같은 성명을 내고 부시 행정부가 ▶과학자들의 보고서를 반복 검열하고 발표하지 못하게 억압했으며 ▶정부 자문위원회를 자격 미달의 정치적 인물로 채웠다고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성명은 "다른 행정부도 종종 그 같은 관행에 빠져들었으나, 지금처럼 조직적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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