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초등생 살해 중학생 용의자 석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경기도 부천 초등학생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부천 남부경찰서는 19일 "내가 초등학생을 죽였다"고 자백하는 바람에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였던 부천 A중학교 2년 B군(16)을 풀어줬다.

경찰은 "B군이 '죽은 초등학생 몸에 찍힌 신발 자국이 사건 당일 내가 신고 있던 형의 운동화와 비슷해 경찰이 수사하는 것을 알고 혹시 형이 범인일까봐 내가 범행했다고 거짓 자백했다고 당초 진술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B군이 진술을 번복하고 있고, 당초 진술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일단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B군이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B군을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B군이 자백 당시 산에서 내려오다 잃어버렸다는, 초등학생들을 때리는 데 사용한 악력기와 나뭇가지에 걸려 찢어졌다는 점퍼, 범행 때 신었다는 운동화 등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B군 가족은 "경찰이 정확한 증거도 없이 잠도 안재우고 자백을 받아냈다"며 "경찰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부천=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