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도 "힘 쓸 준비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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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투신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배당이 적거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고강도 압박을 준비하고 있다. 경영과 관련된 질의서를 보내 만족스러운 답변을 내놓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주총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의결권이 부족할 경우에 대비해 기관투자가 간의 연대 등도 모색하고 있다.

동원투신은 지난주부터 19일까지 LG카드.SK가스.삼천리.아세아시멘트 등 23개 투자기업에 1차 주주 질의서를 보내 배당 정책이나 경영 목표 등에 대해 질의했다. 이 회사는 이달 중 답변을 받아 기업을 등급별로 분류한 뒤 낮은 등급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2차 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다.

동원투신 관계자는 "감사.이사 선임이나 이들의 보수 한도, 정관 변경 등도 유심히 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배당"이라며 "별달리 투자하는 데도 없는 기업이 내부 유보자금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경우 좀더 많은 배당을 실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일 해당 기업이 정당한 이유없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의 통과를 저지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한국투신은 지난주에 투자 금액이 많거나 지배구조 등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된 15개 기업에 1차 질의서를 보냈으며, 답변을 받아본 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대한투신도 SK 등 8개 기업에 질의서를 보냈으며, 현대투신.LG투신 등도 질의서를 보낼 기업을 분류하고 있다.

제일투신 관계자는 "펀드 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당정책 등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필요한 경우 기관투자가들 간의 의결권 행사를 위한 공동 연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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