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水泉需괘-인고끝에 이뤄지는 새세상 상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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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수(需)는「음식수」또는「기다릴 수」라고 한다.어린것은 음식을주며 성장을 기다려야 하므로 몽괘(蒙卦)다음에 수괘를 놓았다.
괘사는『일에 있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기다리면 보람있고 길할뿐 아니라 크게 목적을 이룬다』고 했다.
공자께서도『사람이 어떠한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강건하고 바르게대처하면 기쁜 일이 기다릴 것이고,하늘이 부여한 자기 위치와 능력에 따라 중정한 마음으로 나아가면 성공이 기다린다』고 하셨다. 수괘는 하늘()위에 구름()이 있지만 아직 비가 되어 내리지는 못하는 형상으로「수」자 역시 비(雨)+머뭇거림(而)으로이뤄져 때가 올때까지 준비하며 기다린다는 뜻이다.따라서 단순히감나무 밑에 누워 홍시가 입에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거나 남의 것을 탐내어 내것이 되기를,또는 죄를 짓고 무사하기를 기다리라는 뜻은 아니다.
산다는 것은 곧 기다리는 것이며,사람마다 기다리는 시기와 장소만 다르다.
그러므로 백성의 자리인 초효는 물로부터 먼 들에서 기다리는 격이니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 하고,선비 자리인 이효는 험한 물(세파)과 가까운 모래에서 기다리니 다소 위태하고 말썽이 있다.너그러운 마음으로 대처해야 길하다.
제후 자리인 삼효는 험난한 진흙속에서 적과 대치하고 있는 상태이니 삼가고 공경하면 패하지 않는다.
대신의 자리인 사효는 험한 물속에서 갖은 어려움을 당하며 기다리니 욕심을 버리고 인군의 명에 따르면서도 백성과 친함을 통해 험한 곳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인군의 자리인 오효는 민생을 책임진 자리에서 기다리니 중도를지키며 바르게 하면 길하다 하고,도인 자리인 상효는 만사를 잊고 깊숙이 들어앉아 기다리다 뜻밖의 손님 세 사람이 찾아올때 이들을 공경하면 길하다고 하였다.
『불청객 세 사람이란 누구며 왜 찾아오는 것입니까』하고 여쭈었더니 선생님은『누구나 소망과 기대속에 살고 있는데 수괘는 그기대와 소망이 낱낱이 피어나는 후천시대를 기다리는 것이다.
오효에서 정치적 기대를 이루고,마지막 상효에서 종교적 화합을이루면 세계가 한가족이 되는 평화 공존의 시대가 오게 된다.
수괘에서 세 사람이란 모든 것이 해결된 후 마지막으로 남는 종교문제,즉 유.불.선을 말하는 것이다.다시말해 우주에 천.지.인 삼재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천도.지도.인도가 있다.사람이 천의 영(靈)과 지의 육(肉)을 받아 인으로 태어 난 까닭에 죽게되면 영은 하늘로 올라가니(昇天仙)신선 선(仙)이고,육은 땅에 붙어(附地佛)부처 불(佛)이고,천(仙)의 영과 지(佛)의육을 동시에 받아 다시 태어날 것을 기다리니(仙佛儒)선비 유(儒:人+需)로 불렸다.이 셋이 크게 화합을 이루는 것이 수괘의기다리는 본뜻이기 때문에 마지막 효에 세 사람을 말했고,이 셋이 서로 아집을 버리고 공경하여야 진정한 의미의 후천세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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