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내분 심화…최대표 칩거·줄잇는 당직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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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일부 초·재선 및 중진 의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9일 자택을 떠나 모처에 머물며 거취문제를 포함해 당위기 수습책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김무성, 원희룡 의원이 당 상임운영위원직을 사퇴했다.

◇최대표 칩거=전날 국회에서 ‘퇴진요구파’들과 면담한 뒤 곧바로 압구정동 자택으로 가 내내 머물렀던 최 대표는 이날 오전 7시50분께 부인 백영자씨와 함께 검은색 코트차림으로 외출했다.

최 대표는 집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애써 웃는 모습을 보이며 인사했지만 잠을 설친 듯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또 '언제쯤 입장을 밝힐 것인가’, '결심은 굳혔나‘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할 말 없어”라고 대답한 뒤엔 입을 굳게 닫은 채 자신의 승용차에 올랐다. 행선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최 대표는 당초 직접 자신이 운전하고 서울 근교로 갈 계획이었으나 마침 외출시간에 맞춰 운전기사가 도착하자 핸들을 맡겼다.

측근들은 “대표가 오늘, 내일 숙고한 뒤 입장을 밝히실 것으로 안다”면서 “문제는 단순히 대표가 물러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떻게 당의 위기를 수습, 안정을 되찾고 총선에 승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놓는 것”이라고 밝혔다.

측근들은 또 “전날 저녁 늦게까지는 물론 오늘 아침 일찍부터 당 소속 의원들이나 지인들로부터 걱정하거나 조언하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줄잇는 당직사퇴= 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당이 처한 위기사태에 대한 조속한 수습을 촉구하기 위해 사퇴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도 “백의종군 자세로 대표직 사퇴, 임시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로운 지도부 구성, 개혁공천, 대선자금 국고환수로 간다면 한나라당은 다시 소생할 수 있다”며 “당 위기 책임이 대표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책임공방과 남의 탓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며 운영위원직을 사퇴했다.

‘최병렬 대표 퇴진요구파’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상득 사무총장은 그러나 “일단 당수습 역할이 있는 한 열심히 하겠다. 책임은 수습후 지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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