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苦楚-쓴풀과 가시밧길 역경과 고난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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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미(五味)는 다섯 가지의 대표적인 맛으로 단맛(甘).신맛(酸).쓴맛(苦).짠맛(鹹).매운맛(辛)을 말한다.
이중 단맛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좋지 않다.
감(甘)의 반대가 고(苦)다.그래서 감언(甘言.입에 발린 달콤한 말)의 반대는 고언(苦言.듣기 싫지만 유익한 말)이며 감탄고토(甘呑苦吐.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와 고진감래(苦盡甘來.쓴 맛이 다하면 단 맛이 온다)라는 말도 있다.
苦는 「」변을 가지고 있으므로 풀의 일종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苦는 일종의 「씀바귀」로 매우 쓴 약초다.
약효가 뛰어나 한약으로 즐겨 쓰지만 워낙 써서 마시기가 곤란하므로 감초(甘草)를 곁들여 사용한다.
한편 초(楚)는 얼핏 보아도 나무(木)임을 알 수 있다.
곧 「가시나무」다.밑의 「疋」는 「足」,즉 발을 뜻한다.
빽빽이 들어서 있는 가시나무 숲(林)을 맨발로 걷는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래서 고초(苦楚)라면 「쓴 풀과 가시밭길」로 온갖 역경과 고난을 말하게 되었으며 여기서 「고생」이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중국 사람들은 그것을 신산(辛酸)이라고 표현한다.매운맛과신맛이다.
물론 좋은 맛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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