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평가제, 욕 먹어도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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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욕을 먹어도 할 일은 하겠다."

安교육부총리가 지난 2일 서울의 한 여중학교에서 '교사 평가제'도입을 꺼내며 한 말이다. 교직단체의 반발이 있더라도 우수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교사평가제는 반드시 도입하겠다는 뜻이었다.

安부총리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부총리는 그의 말처럼 일에 무섭게 매달리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17일 발표된 사교육 경감대책에는 교사다면평가제가 들어 있었다.

安부총리는 또 입각 전 현 정권에 대해 '아마추어리즘' '올인 정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직원들은 "일로 승부를 보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이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새벽에 간부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 직후 "나는 국민 코드"라고 말하며, 특정 그룹이나 이념에 치우침없이 '실용 중도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도 거듭 밝혀왔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 자녀가 서울대에 가기 힘들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교육계 전체가 평준화 논란이 일자 선을 긋고 나섰다.

사석에서 기자들을 만나면 "평준화를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 못지않게 평준화를 깨야 한다는 주장 역시 또 다른 이데올로기"라고 반박했다. 그런 이데올로기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복지행정론'을 강의해온 安부총리가 새로 도입한 개념은 '국민 최저선(National Minimum)'. 그 뜻이 뭔지 몰랐던 교육부 직원들은 이제 '최소한 한국 국민이라면 이 정도의 교육은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적극 지원하고 국가가 고교 학업성취도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소외.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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