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竊盜-곳간의 쌀.탐나는 그릇 훔침 竊盜는 약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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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절(竊)은 곳간에 몰래 구멍(穴)을 뚫어 쌀(米)을 훔쳐내는것이다.설(卨)은 이 글자의 발음구실을 한다.옛날에는 「설」로읽었음을 알 수 있다.따라서 竊은 「몰래 훔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절념(竊念.곰곰이 생각함).절취(竊取 ).표절(剽竊)이 있다.
도(盜)는 그릇(皿)을 보고 부러워하는 것(.羨의 본자)을 말한다.참고로 양(羊)을 보고 부러워하는 것이 羨(부러울 선)으로 선망(羨望)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양은 덩치도 크고 소리가 나므로 쉽게 훔칠 수가 없어그저 부러울 뿐이지만 그릇은 부피가 작아 얼마든지 소매속에 숨길 수가 있다.따라서 盜는「훔치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도난(盜難).도용(盜用).강도(强盜)가 있다.
흔히 盜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바른 표기법은 아니다.참고로 창(戈)이나 칼(刀)을 사용하여 남의 재물(貝)을 빼앗아 가는것이 적(賊)이다.
그러니까 竊이 야비한 수단으로 훔치는 좀도둑이라면 盜는 좀 대담하게 물건을 훔치는 것을 말한다.물론 둘 다 옳은 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
요즘 일부 세무공무원이 세금을 대담하게 훔쳤다 하여(盜稅)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옳지 못한 부귀(富貴)는 뜬구름으로 보라」(不義富且貴,於我如浮雲)고 한 공자의 가르침이 생각난다.신문등에 흔히 쓰는 절도(절盜)는 竊盜의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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