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벨트 집중공략 정동영 "전북서 대통령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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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후보가 대전시 은행동 거리 유세에 나온 한학마을 선비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서울→대전→전북 익산→전남 장성→제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14일 하루 동안 유세를 벌인 지역이다. 한반도 지도를 펼쳐보면 알 수 있듯이 범여권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서부 벨트'다. 가는 곳마다 정 후보는 막판 대역전을 호소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익산 북부시장 유세에서 "앞으로 남은 닷새는 시한폭탄이 터지기 충분한 시간"이라며 "이명박 후보는 원래 재판정에 가 있을 무자격자이기 때문에 양심의 시한폭탄이 터지면 바로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곳이 자신의 출신 지역임을 거론하며 "지난 60년 선거 역사상 전북의 아들이 대통령 후보가 된 적이 없었다"며 "60년 만에 기호 1번을 달았다. 동학의 아들이 민권.민생.민정이라는 선조의 뜻을 이루게 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를 지켜보던 1000여 명의 지지자는 다른 지역 유세 때보다 훨씬 더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이에 앞서 정 후보는 대전 으능정이 거리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미국에선 대통령 후보가 대학생 때 주차 요금 안 낸 것도 말이 나온다"며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 배지를 박탈당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온 것은 선진국의 잣대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공격했다. 다음은 발언 요지.

"대구 수성구에서 교육청이 자녀를 좋은 학교 보내려고 위장 전입한 학부모들을 단속했다. 그러자 학부모들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밥 먹듯이 위장 전입하는데 왜 나만 갖고 그러냐'고 반발해 교육청이 단속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지도자의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땅 투기, 부동산 투기 단속하라'고 하면 집행이 제대로 되겠나. '탈세 잡아 내라'고 하면 제대로 먹히겠나. 대한민국이 거꾸로 가는 것이 좋겠나. 막연히 이명박 후보가 경제전문가라고 하지만 15년 사장.회장 한 현대건설은 부도가 나 세금이 4조원 들어갔고, 30대 동업자에게 사기까지 당했다. 서울시장 때도 뚝섬 개발, 강북 뉴타운 건설로 부동산 값만 올려 서민들 피눈물 나게 했다."

장성 유세에선 엄성호 전국농민단체협의회 회장 등 농민단체 지도자들이 '1만 농업인 정동영 후보 지지 선언' 행사를 열었다.

당초 정 후보는 15일에 수도권 공략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을 재방문해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부인 민혜경씨도 함께 방제 작업을 하기로 했다.

막판 타깃은 수도권 30, 40대=다음주 초엔 최대 승부처인 서울.경기 지역을 누비며 30, 40대 표심 잡기에 막판 화력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정기남 공보특보는 "부동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도권 30, 40대는 개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들을 얼만큼 투표장으로 끌어들이느냐가 막판 변수"라며 "지난 12일 당 자체 ARS 조사 결과 수도권 민심의 견인차 역할을 할 30대에서 정 후보가 이 후보를 추월했고, 40대에서도 바짝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동산.세금 등 이들 계층이 관심을 쏟는 공약을 적극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글=김정하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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