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박물관 나들이 ① - 필룩스 조명박물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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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룩스 조명박물관의 '크리스마스 캔들展'

경기도 양주에서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이들 손잡고 산책 나온 지역 주민들부터 특별한 데이트를 즐기고자 먼 길 나선 연인들까지. 양주에 자리 잡은 ‘필룩스 조명박물관’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작 한 달 전부터 ‘크리스마스 캔들展’을 열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연출하고 있다. 1월까지 이어지는 이 행사는 전 세계의 다양한 양초와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장식 조명들을 전시해 성탄절의 거룩함과 기쁨, 설렘을 오래오래 간직하도록 만든다.
올해 전시는 레드·화이트·그린의 크리스마스 3색 스토리, 크리스마스 포토존, 크리스마스 정원, 크리스마스 마을 등의 테마로 구성됐다. 각 테마에 따라 전시를 다 관람한 뒤에는 ‘산타클로스는 어느 나라에 살았을까?’, ‘트리에 별을 다는 이유는 무엇일까?’처럼 크리스마스 때면 누구나 궁금하지만 아무나 답해 주지는 않는 궁금증을 풀어보며 전시 즐길 수 있다. 또 필룩스 조명박물관의 안상경 학예연구사의 얘기에 귀 기울이면 양초가 예사로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양초는 자신을 태워 빛을 내는 유일한 조명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거룩한 희생양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의 정신과 닮지 않았나 싶어요. 그 안에는 가족과 이웃을 향한 인류애가 담겨있다고 봅니다. 그런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매 해 크리스마스 캔들전을 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부터 어른 할 것 없이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의 표정에는 한없는 행복과 사랑, 평안함마저 깃든 듯 보였다.

박물관 1층 로비에 마련된 2007 <크리스마스 캔들展>은 비록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짜임새 있는 테마와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관람객들의 걸음을 구석구석까지 이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천장을 닿을 듯한 크고 높은 크리스마스트리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거대한 트리뿐만 아니라 그 뒤편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양초와 화려한 광경에도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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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 포토존>에 서게 된다. 어딜 가나 빼놓을 수 없는 기념사진 한 장, 찰칵~ 수줍은 표정에서부터 익살스런 표정까지,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 아빠들이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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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을 찍었다면 바로 옆 세 가지 색깔로 꾸며진 방, <크리스마스 3색 스토리>로 걸음을 옮긴다. 사랑과 희생을 상징하는 ‘레드’, 반짝이는 별빛을 나타내는 순수의 색 ‘화이트’, 영원한 생명과 희망을 나타내는 ‘그린’.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세 가지 색의 초들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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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 가운데에 꾸며진 <크리스마스 정원>. “크리스마스 날 하얀 눈이 펑펑 내리더니 우리 집 정원에 소복이 쌓였네요. 아기눈사람이 외로울까 봐 엄마눈사람도 만들어요.” 마치 한편의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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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이 되면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아쉬움도 있겠지만 그만큼 다음해를 향한 마음의 소원을 품게 된다. 그런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소원의 나무>를 만들었다. 그 안에는 소박한 사람들의 소박한 마음들이 걸려 있다. “시험 안 보게 해주세요.” 라는 소원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하는 소원도 있다. 물론 아이에게는 절박한 소원이었을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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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동안 매주 토요일에는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 <양초 만들기 시연> 등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학습도 마련돼 있다. (단,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는 12월 22일(토)까지만 진행) 트리를 만드는 아이들이 손길이 바쁘다. 작가의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 고사리 손을 놀리는 아이들의 표정엔 진지함마저 묻어난다. 완성 후자신의 작품 만족스러운지 뿌듯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조명박물관에는 이번 전시회 외에도 2개의 층에서 전통조명관, 근현대조명관, 조명아트관, 감성조명체험관 등 4개의 상설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일한 조명전문 박물관인 만큼 빛과 색에 따른 다양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송년을 맞아 특별한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 <크리스마스 캔들전>이 열리고 있는 조명박물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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