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PC업계 家電업계와 전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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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IBM.애플.휴렛 팩커드.AT&T등 미국의 거대 컴퓨터업체들이 세계 가전시장을 이끌고 있는 소니.NEC.도시바.샤프등 일본 업체들에 정면으로 선전포고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미국 컴퓨터업계의 가전왕국 일본에 대한침공은 실제로 언제 일어날 일인가.
『앞으로 5년후 우리의 최대 경쟁자는 소니(SONY)다.』美최대 개인용 컴퓨터(PC)업체인 컴팩社의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컴팩은 최근 비디오게임기.오디오.TV등 가전제품을 대체할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 「미스터PC 헤드」를 개발,빠르면 내년초 대당 6백달러 정도에 시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컴팩의 가전시장 공략계획은 지난 수년간 정보통신업계에서 논란의 대상이 됐던 컴퓨터와 가전제품의 통합현상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
최근들어 대부분의 미국 PC업체들도 정보처리및 데이터 저장기능이 강화된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가전부문이 PC업계의새로운 시장으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 시작했다.
미래의 시장추세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컴팩은 필립스.소니.세가 엔터프라이즈.닌텐도등 세계적인 가전업체들로부터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시작했으며,지난 6개월간 어린이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비롯한 여섯개 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사무용기기 부문에서도 촉망받는 미래형 기업으로인정돼온 캐논과 파나소닉에 이어 휴렛 팩커드(HP)가 프린터.
팩스.복사기의 기능을 모두 갖춘 다기능 사무기기「오피스젯(Officejet)」을 시판하는 등 구체화되고 있다 .
PC업계는 앞으로 5년내 컴퓨터망이 가정에 확산돼 대화형통신.홈쇼핑.주문형 비디오등의 서비스가 가능해질뿐 아니라 경보장치.냉온방장치.조명기구등도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닌 PC를 통해 조작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PC 기능의 홈 서버(Home Server)가 PC업체들이 공략해야 할 새로운 시장이라고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본격화될 때 컴퓨터업계와 가전업계는 전면전(全面戰)을 피할 수 없게 될 것같다.
〈金政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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