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與野중재에 黃의장 잰걸음-여야총무에 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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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이 마지막 여야 중재에 나섰다.
그는 평소에도 몸이 재고 말이 빠른 사람이다.민자당이 단독국회 강행의지를 표명한 22일.이날따라 그는 유난히 몸이 재고 말도 빨랐다.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 출근하자마자 이한동(李漢東)총무를 의장실로 불렀다.李총무는『야당의 태도변화 를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그러니 예산안 심사를 위한 예결위 활동등을 위해서는 민자당 단독으로라도 본회의의 휴회결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 李총무에게 黃의장은『아무리 급해도 돌아가라.급할수록 더욱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단독국회아래서는 의사봉을 잡을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그리고 다시 한번 여야총무들이 만날 것을권유했다.
黃의장은 이어 민주당의 신기하(辛基夏)총무도 불렀다.그의 말은 더욱 빨라졌다.『정기국회 일정이 벌써 3분의2가 지나갔다.
지금까지 국회가 한일이라곤 국정감사밖에 없다.대정부 질문도 하다가 말았다.처리할 법안은 2백9건인데 겨우 4개 법안만 처리한 상태다.제일 중요한 예산안은 심의착수조차 못했다.여야관계를떠나서 이는 국회가 국민에게 대단히 큰 죄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여당총무와 다시한번 만나 한시라도 빨리 국회가 정상화되도록노력해 달라.』 여야총무에 대한 그의 설득이 어느정도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여야간 대화창구가 거의 폐쇄된 상태다.그동안 서청원(徐淸源)정무장관을 중심으로 가동됐던 협상채널도 무력해졌다.누구라도 마지막 협상에 나서야할 때다.黃의장이 그것을 자 임하고 나선 셈이다.국회의장의 당연한 역할이다.
그는 지난 15일엔 이기택(李基澤)민주당 대표를 대표실로 직접 찾아가 만났다.
작년말 국회부의장으로 여당 단독국회의 사회봉을 잡으려다가 봉변을 당한 그로서는 또다시 단독국회를 여는 것은 부담이다.민자당으로서는『국회의장까지 나서 그렇게 노력했는데도…』하는 명분축적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어쨌든 그의 마지막 노력 으로 22일의 여당 단독국회 시도는 일단 멈춰섰다.
〈高道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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